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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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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BY 다정 2005-07-25

하루살이는 정말 하루만 살다 가는 것일까

땀을 거의 한 말 흘리고 사는 요즘의 내 몰골은 거의 하루만 살고는

내일 안녕을 고하여도 될만한 상태이다.

뭐 그렇다고 땀과 함께 그 옆의 부산물들이 줄줄이 함께

이별을 고한다면야 더 바랄바 없지만 걔네들은 참 어지간히도 옆에 붙어 있다.

 

정말 덥긴 더운 모양이다.

드디어 16년만에 남편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는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왔다는 것 아니냐.

광고 속의 아저씨는 이름도 아리까리한 그 놈들을 마구마구 잘도 사던데

남편은 뭐 하나 사들고 오면 쫓겨나는 가정법에 걸렸는지

달랑 손가락만 옆구리에 걸치고 내내 오더니

더위에 법 조항을 잊어 버렸는지

그 놈의 아이스크림통을 떡하니 들고서는 하나 있는 아이 이름을 열 댓명 있는 것처럼

마구 불러 제킨다.

 

그런데 하필이면 온종일 수박에 찬물에 옷을 훌러덩 벗고 있은 관계로

화장실에 살다시피 한 딸과 나는 심드렁하게 그 놈을 냉동실에 넣어 버리고

철퍼덕하니 대자로 드러 누워 버렸다.

머쓱해진 남편은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은 폼으로 두었느냐

선풍기는 그림으로 보이냐

(하긴 우린 거의 쌩으로 땀을 헌납하고 있었으니)

팬티 한 장 입고서는 들락거리며 진을 빼고 있었고

늘어진 개 혀처럼 겨우 숨만 쉬고 있기에도 벅차

원대로 에어컨부터 선풍기까지 두루 다 활짝 열어 제키며

16년만에 사 온 아이스크림에 대한 답을 해 주고는

가만히 머리속을 굴러 보니

윙 거리는 에어컨에서는

찬바람 보담 돈들이 펄럭이고

선풍기 삼십대에 해당하는 전기세에서 그러니깐 한대 더 틀었으니

아이고야....

 

백년만에 더위는 아마도 없을거라더니

아마도가 아닌 듯하고

신문에 실린 사진에는 어느 수영장인지 물에 밥 말아 놓은 듯이

사람들이 너도나도 몸을 담그고 있었다.

삼복 가운데 오늘이 중복이니

그저 죽은듯이 하루하루 열을 내리고 지내다 보면

팔락거리며 기운도 새로이 돋아날 시간도 올터이고

하루살이처럼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나..

 

도시의 매미들은 참으로 기똥차게 울어젖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