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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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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느냐 묻지마오


BY 별그림자 2005-06-29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느 날 배달된 예쁜 수필집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마음이 아름다운 그녀를 상상했다

 

그녀는 필시 아름다운 여인 일게야

 

글 속의 그녀는 별 특징은 없었지만

 

잔잔하고 따뜻한 성품이란것을

 

그녀의 글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동안 게시판에서

 

이름을 익힌 많은 선생님도 궁금하거니와

 

술 한 잔 나누고 싶어서 참석을 결정했다

 

혹시 날짜를 잊어 버릴 까 봐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렸다


 

드디어 그날..

 

토요일이지만 일찍 퇴근할 수 없는지라

 

차라리 결근을 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오후를 기다렸다


 

오후의 지하철은 한산했다

 

역에서 내려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초행길은 늘 헤매기 일쑤라 30여 분을 헤맸다

 

어쩌지?


벌써 시작했을텐데...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행인이 손끝으로 가리키는 빨간 건물이 눈에 들어오자 뛰기 시작했다

 

훅훅...헐떡헐떡...


 

송파 문화원 문을 열고 들어섰지만

 

행사 분위기는 없고 주위가 조용했다

 

장소가...어디지?

 

2층인가?

 

이상하다??

 

어찌 안내문 한 장 붙여 놓지 않았을까?

 

2층으로 올라가 보았지만 역시 조용...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안내 도우미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단다

 

으힝~

 

이것이 도대체 무슨 일이여??


 

다시 2층으로 오르락내리락...

 

역시 어느 곳에서도 회원님들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가 없었다

 

벌써 뒤풀이 장소로 옮겼나??

 

전화를 해볼까?

 

지금 행사중이라 전화를 못 받을텐데..


 

하지만 더 이상 헤맬수 없어 체면이고 뭐고 번호를 꾹꾹 눌렀다

 

"선생님~

 

저 지금 문화원 1층인데 어디 계셔요?"


 

"아이구...이를 어째...

 

모임 날짜는 다음주 토요일인데...

 

부지런하게 벌써 오셨나?

 

일주일 미리 오셨다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암말 안 할게요~~~"


 

얼씨구 절씨구~~~

 

경사났네! 경사났어~~

 

덩덩 덩더꿍~~~얼쑤~~~

 


결국...

 

그 다음주 토요일...

 

난 그곳에 가지 못했고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과 후기를 읽으면서

 

아픈 배 를 쥐어짜며 끙끙 거려야 했다


** **


 

9시 30분까지 대방역에 도착해야 했기에

 

부지런히 옷 가방을 챙기며 서둘렀다

 

아참! 핸폰....

 

가장 중요한 폰을 잊을뻔했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집 전화로 5074를 꾹꾹 눌렀더니

 

베게 밑에서 음악이 울린다

 

음...나쁜놈...

 

이곳에 숨어 있으니 못 찾는 게 당연하지...


 

전철이 종로를 지날 무렵

 

무심코 핸폰을 열었더니 부재중 전화가 들어왔다

 

집이잖아?

 

누구지?

 

진영이가 과제물 빠트린 게 있어서 다시 되돌아 왔나?

 

아니면 어젯밤 상가에서 밤을 새운 남편이??


 

입력된 번호를 꾹~~눌렀지만 신호만 울린다

 

사워중인가? 아니면 벌써 잠들었나?


 

다시 남편 핸폰으로 전화를 했다


 

"집에 들어왔어?

 

왜 전화를 안 받아?"


 

"무슨 소리야?

 

이제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어엉?

 

이상하다...

 

이상하다?

 

어째서 빈 집에서 전화가 왔을까??

** **


 

오랜만에 저녁상이 푸짐했다

 

예삐 녀석도 맛 좋은 냄새에

 

코를 벌렁 이며 쫓아 다닌다

 

"너도 좋으냐? 나도 좋구나~"


 

녀석이 어찌나 발밑에서 알짱거리는지 귀찮고 성가 서러웠다

 

그려~

 

너부터 먹어라

 

밥 한 공기에 된장국을 말아 생선 한 토막을 올려놓았다

 

"밥이 뜨거우니 식으면 줄께 얌전하게 기다려~"


 

티브이 채널을 '금순이'에게 맞춰 놓고 상 앞에 앉으니

 

오마나?

 

누가 국까지 말아 놓았을까~?

 

더구나 생선까지...왠 서비스...? 친절하기도 해라...


 

맛있게 한 그릇 싹싹 비웠다


 

상을 치우고 예삐 밥을 주려고 아무리 찾아도 없다...

 

원망스런 눈빛으로 주인을 쳐다보는 예삐...

 

히유...

 

예삐야...

 

나도 내 건망증이 원망스럽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