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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17

너의 빈자리


BY 바늘 2005-06-28

이쁜딸이 일박 이일로 여행을 떠났다.


 

종강도 했고 이번주 부터는 주말 아르바이트에서 주중까지 하게 되어 바쁘다면서

더 바빠지기 전에 대학 같은과 친구 서너명과 여행을 간다했다.

 

몇일을 인터넷  여기 저기  써핑을 하더니 숙박료가 너무 비싸고 그러다 보니

비용이 만만하지 않다며 포기하는 눈치라  친구에게 부탁하였더니 아직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라 예약이 가능할것 같다며 청평에 있는 콘도 하나를

빌려주었다.

 

전날 비가 억수로 쏟아져 걱정이 되었는데 근무중 이쁜딸은 전화가 와서 아주 잘

도착하였고 콘도에 입실하였는데 너무도 좋단다.

 

저녁나절 통화를 해보니 친구들과 호호 까르르 신이나 웃음소리가 시끌하고

삼겹살도 떡볶기도 그리고 지금은 참치찌게를 끓여 또 먹을거란다.

 

떠나기 전날 이쁜딸은 메모지에 식단을 짜는데 양념까지 골고루 챙기면서

엄마~~ 찌게에 고추장 몇스픈? 고추가루는 언제 넣지?

 

난 그랬다~

 

너 말이야 혼자서 뭐 그리 다하는데 친구들과 좀 나눠라~

 

그러자 딸아이 하는말  친구들이 음식할줄 아는 애들이 없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가 즐거워서 한다는 것이다.

 

그말을 듣는 순간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 대견하기도 하였다.

 

딸아이는 어려서 부터 음식 만들기 좋아하는 엄마 곁에서

많이 봐왔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몇년 전 부터는 환경의 변화로 일하는 엄마

둔덕에 스스로 종종 별식을 만들어 이 엄마앞에 내밀고는 맛이 어때?

 

맛있지? 맛있지?

 

그렇게 묻고 또 묻다가 내입에서 그래 맛있다 답이 나오면 좋아서 베시시~~

 

초등학교 저학년 부터 딸아이는 고사리 손으로 돈까스 재료를 준비해 놓으면

돼지고기에 밑간부터 시작하여 밀가루, 계란물 입히기, 그다음 빵가루까지

고르게 다 순서대로 만들어 놓고 엄마~나~ 잘했지?

 

내가 다했다 엄마~~

 

ㅎㅎㅎ

 

그렇게 손끝이 야문 이쁜딸은 올해 2월 발렌타이 데이에도 직접 초코렛 덩어리를

사다가는 녹이고 모양도 가지 각색인 틀에 넣어 하트, 네모, 동그라미~

 

굳어진 초코렛을 틀에서 빼네어 정성들여 그림을 그리고 아몬드와 칼라 설탕으로

장식을 하고 멋진 포장 마무리까지 깔꼼하게 만들어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아들아이는 대학 진학까지 엄마의 보살핌(?)이 함께 하였지만

딸아이는 아빠의 빚 독촉 전화와 나의 예민해진 스트레스성 신경질까지 곁에서

받아주면서 (때로 싸우고 울고 삐지면서...)거의 스스로 대학 진학을 하였기에

엄마인 나로써 표현은 안해도 속으로 미안함이 그득한데 그래도 씩씩하게 힘든 시절

이 엄마 곁에서 든든한 위로자가 되고 친구가 되어준다.

 

참~ 좋은딸~~

 

이쁜딸아~~~~~

 

밤사이 잘 잔거니?

 

오늘 아침 너의 빈자리가 갑자기 크게 느껴지는 구나~

 

아주 크게...

 

오늘 아침 메뉴는 뭐니?

 

넌 엄마 대신 친구들 앞에서 또 묻겠지?

 

맛있니?

 

맛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