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선 입을 헤 벌리고 앉아 텔레비젼을 들여다보며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텔레비젼 보는거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연속극도 재밌고 어느날부턴가 월요일저녁이면 가요무대를 틀어놓는데 그노래들이 참편안하게 아, 어느날부턴가 제가 그 가요무대를 들여다보고 앉았는것입니다. 어디 들여다보는 일뿐이겠습니까. 늦게배우는 노가다일로 온삭신이 다 쑤시는 우리남편, 슬그머니 사라지면서 이것이 사는건게벼하는 흐믓한 행복이 입가에서 볼따구로 띤띠라리 띤띤띠니..해피한 우리남편 십팔번이 흘러나오면 마이크를 홀랑 넘기지요. "앗싸, 싸싸싸 자기노래 앗싸. 마이크 받고오." "♪♬소리없이 흘러 내리는 눈물같은 이슬비 시끄러운 행복이 눈물같이 흘러내리는데.... 큰애가 어머니합창단원 신청서를 가져온날이었어요. 제가 어깨를 쫙펴고 아랫배에 힘을 꽉 주고 악관절을 움직여 입을 그 어머니합창단에 제가 꼭 끼고싶었습니다.그래서 "자기, 나 어머니합창단 신청할께. 어머니합창단 모집한다네." 행복에 취해 널브러져있던 남편이 눈을 번쩍뜨면서 "합창단이면 남자들도 있을거 아녀?" 어머니합창단에 남자도 있냐고 묻습니다.이쁜여편을 델고 살다보면 어머니합창단에 "어머니 합창단에 무슨 아빠가 있겄어? 엄마들만 있지.근데 일주일에 하루 두시간씩 "아, 해. 해. 해. 남자만 없으믄 해. 근데 남자가 없으믄 테너 베이스는 어떻게하냐?" "다 하는수가 있겄지. 근데 시간 될라나?" "아, 해.하라구." 이렇게 해서 어머니합창단에 신청서를 내놓았는데 소식이 감감입니다. 또 월요일이 됐습니다. 오늘은 따라부르기 좋은 노래가 나올라나... 기대하면서..즐겁게 한주를 시작합니다..^*^
눈물을 찔찔 짜내거나 히죽히죽 웃고 있는 아줌마를 가르켜 비웃음과
조롱거리로 삼기도 하고 컴컴한 광 구석에 콱 쳐박아 놓고 돌아볼 필요조차없는
도무지 쓸모없는것이 바로 바보상자 텔레비젼이라고도 합니다만,
퀴즈프로도 재밌고 다큐멘터리도 재밌어서 달달이 내는 시청료 본전에 몇곱을
하고도 남을만큼 텔레비젼 시청을 즐겨하는데 참 희한하게도
나도 모르는 사이 슬금슬금 즐겨찾는 TV프로가 바뀌는 것입니다.
다가오대요.그 가요무대란 이제 인생에 절정기를 지나고 마음속에 이글거리던
불덩이가 사그러들면서 서서히 회색빛 재로 변화하는 시기
태울것은 다 태워버리고 천천히 그불꽃이 자자들기 시작한시기, 한마디로 볼장다본 인생 말로에 선
사람들이 모든것을 체념한듯 방바닥에 주저앉아 옛일을 회상하며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 그것이라고 느꼈었는데.
반주로 소주한병에 나른하게 몸과 마음이 풀어진 우리그니를 엎어트려놓고 툭타닥툭탁
도로또리듬에 맞춰 안마장단을 쳐대면서
해에당화 피고지이느은-- 서어엄 마을에... 꾀꼬리 소리관으로 노래까지 뽑아대지요.
살금살금 간지럼을 태우는 노래를 부르다 슬며시 고개돌려 바라다보면 아! 노가다 저희남편 얼굴 미간에 내천자가
번져나갑니다. 입아프게 물어보나마나 졸라리 해피한모습입니다.
누가 울어 이 한밤 ......♪♬"
덩그랗게 벌리면서 저 마음깊은곳 두둑한 아랫배에서 팡팡한 기운을 밀어올려부쳐 목울대를 울리며
보옴 처녀 제에 오시네.. 노래하면
나풀나풀 새풀옷입은 싱그러운 처녀가 진주이슬 신으시고
너울너울 춤추는 노랑나비떼를 몰아가며 살랑살랑 봄바람을 타고 나타나리니...
남자도 섞여있을까 염려가 되는법입니다.^*^
연습한다는데. 시간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