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청포도는 싱그러움으로 한낮의 태양을 녹였습니다.
봄에 뿌린 씨앗들은 싹이 나고 잎이 자라 열매로 땅 속 뿌리로 저마다의 몸짓을 자랑 하며
막내 자손이 중년을 맞이한 85세 시어머님의 생신날 전야는 생쑥 타는 모깃불 연기와 함께 돌판 삼겹살 로스구이 냄새와 밭에서 그대로 거둬들인 상추잎, 당귀, 씀바귀, 마늘, 양파는 도시 생활 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가족 이라는 끈쓴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지금은 군에서 복무 중이라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아들 녀석이 오늘따라 더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가족 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은 어디에서나 함께 한다는 것 입니다.
밤나무, 감나무 아래 흐르는 개울물에는 가재와 다슬기가 숨쉬고 다리위에는 남편이 꾸며놓은 원두막에서 시동생 내외가 꽃이불을 덮고 새벽 이슬과 함께 아침 햇살을 맞이 했습니다.
큰 시누이님은 작년 가을에 태어난 외손자를 업고 와서 촌수를 다 바꿔 놓았다고 막내 시누이님이 재잘 댑니다. 그러고 보니 시어머님과 외 증손과는 4대 로서 84년의 세월을 뛰어 넘었군요.
새싹과 같은 증손의 재롱에 백발의 주름살은 삶의 시작과 끝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루 이틀 밤 함게 지내고 다시 각자의 자리로 떠나는 가족들!
가족 이기에 밤을 새우며 술잔 기울이고 쓴소리, 단소리 웃음소리 섞어내는 것이리라.
동산의 능선 뒤로 달빛을 벗삼아 위로 하고 위로 받고 보듬고 어루만져주고 지난날의 아픔이 오늘의 보석이 되어진 가족 이란 이름을 사랑하고 존경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