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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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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해프닝


BY 국화2 2005-06-10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초등학교 남자 동창 한테 문자를 보냈다.

남자 동창이긴 해도 촌수로 팔촌이고 어릴 때부터 한 동네서 자라서인지

여자 친구 같이 편한 동창이다.

" 정순이야. 오랜만이지. "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보냈는데,

응답이 없다.

막 대문을 나서려는 순간 휴대 전화가 울려서 들여다 봤더니,

모르는 전화 번호였다.

" 여보세요!" 했더니

그 쪽에서 대뜸

" 이 정순인데요. 누구세요?" 한다.

아니!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전화 건 사람이 받은 사람 한테 느닷없이 누구냐고 물어 보다니!

너무나 황당해서

" 김 정순인데요. 어떻게 전화하셨어요?" 했다.

그랬더니

" 문자 보내지 않으셨나요?"

하는 것이었다.

" 나는 김 철수 한테 문자를 보냈는 데요."

했더니

" 김 철수라는 사람이 제 남편인데, 김 철수라는 사람을 어떻게 아세요?"

한다.

여기 까지 듣고 나니까 언젠가 자기 집 사람 이름이 내 이름과 똑 같다고 

했던 것이 생각  났다.

" 팔촌이고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철수 한테서 집 사람 이름이 저하고 같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아요."

했더니 웃으면서

" 그러세요,

하더니 사연을 말한다.

남편이 전화를 해서 내 휴대 전화로 당신 친구가 문자를 보냈으니 전화 해 보라며

전화 번호를 가르쳐 주더란다.

그래서 처음 보는 전화 번호지만 누군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고.

우리는 서로 웃으면서 전화를 끊었다.

조금 있으려니 김 철수 한테서 전화가 왔다.

" 아니, 너는 아침부터 사람 황당하게 만드는 재주 있다! " 하니까,

이 친구가 하는 말이, 자기 휴대폰을 가족이 번갈아 가지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단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본인 것이 아닌 문자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그리고 눈이 나쁘다 보니까 안경을 꼈는데도 불구하고 

 " 정순이야."  라고 쓴 것을 " 정순아." 이렇게 잘못 보는 바람에 실수를 한 것이었다.

 한참을 웃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나는 회사에 가면서도 자꾸 웃음이 나와서 혼자 배시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