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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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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BY 헤헤 2005-06-10

비가 줄줄 내리니...옛날 생각이 나네요.

옛날에 친구들이랑 놀던생각이요.

 

춤추는것엔 흥미도 없고 여유도 없어 닭장같은덴 못가고
서대문 경기대아래 DJ가 음악 틀어주는 다방에 갔어요.
커피를 시켜놓고 종이쪽지에 All for the lover over girl. Sung by Jony Harton
요런식으루 써내고 노래 틀어주면 그거 들으며 떠들다 나오곤 했지요.

아니면 서울역에서 용산으루해서 노량진까지 걷기.
서울역에서 아현동넘어 마포로해서 여의도까지 친구랑 손잡고 걸어가며
지지굴거리고 떠들기.
걷다가 한강대교위에 나란히 서서 멀미가 날때까지 떠들기.

한강다리위에 서서 울렁울렁 서해로 흘러가는 강물 한번 바라봐 보세요.

배타는것처럼 울렁울렁 멀미가 나요.^*^
은행잎 노랗게 떨어진 덕수궁에 들려 국전에 전시된 작품들을 돌아보며
그림제목 맞추기.

걷고 떠들다 배고프면 떡라면 사먹기.

 

자작으로 시 쓸 능력은 안되었고 예쁘거나 아름답거나
비장하게 사랑하여 같이 죽어도 좋다,뭐 이런 시를 보면
펜대로 초록잉크 빨간잋크찍어 예쁜종이에 적어 나눠주기도하고
낙엽이나 꽃잎을 주워 책갈피에 끼웠다가 공책에 붙히고
빈 공간엔  베껴온 시를 써 넣기.

자취방 담요아래 발넣고 앉아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어,

목마와 숙녀니 초원빛이니...시 외우기.

테스의 남자놈들은 모조리 죽여버려야한다

바람과함께 사라지다의 남자들 얘기....

 

친한친구 네명이 모여 어울리며
이름도 하나씩 지어서 우리끼리 불렀는데
국화,장미,물망초....저는 코스모스였어요.

옛날엔 다 이루구들 놀았에요.ㅎㅎㅎㅎ

 

손잡으면 따스한 느낌이 가슴까지 전해오던 친구들....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보고 길거리에 온통 동성애여자들
투성이더라 그랬다죠?
편안하고 따뜻하게 친구끼리 손잡고 다니는

우리나라 소녀들의 마음이나 느낌을 이해 못하는거겠죠.

 

친구들과 국화야 물망초야 이러면서

촌티가 줄줄흐르게 놀던날들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