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가 야간 중학교 다닐때 엄마는 정신이 들었지만 반신불수가 되어버여서 그 화풀이를 옥이한테 다 하고 있었다.
반찬도 그렇고 밥도 그러고 빨래도 설겆이며 모두 맘에 들지 않는 옥이 엄마는 병에 찌들리고 돈에 굶고 세상에 버림받고 남편이 잘 해주지도 않고 친정 남동생은 국민학교 선생이라 그 앞에선 고개 숙이고 친정 엄마만 옥이 엄마 편이고 이해 해주고 잘 해주려고 하고 반 병신 된게 그 친정엄마는 평생의 가슴으로 남아있었다
외 할머니는 항상 엄마가 먼저고 엄마만 마음속에서 울고 옥이 남동생은 아들이 하나라 또한 외 할머니한테 귀하다
아버지는 돈벌이 가 안되고 엄마 고생 시키다 이젠 이젠 병신까지 되었으니 더더군다나 고개를 할머니 앞에서 들지 못한다.
옥이는 누구 하나 이 집에 살아있다는걸 아는 사람이 없는것 같다
혼자 청소하고 설겆이 하고 빨래하고 부랴부랴 저녁준비해 놓고 야학에 다닌다
"얘 옥아 ~아 옥이야~~~~~~~이놈의 기집애가 또 어딜 끼질러 갔어"
"옥이야<<<<<<<<<<<<<<<<<,,,"
옥이는 옆집 친구네 집에서 엄마 목소리에 가슴이 내려 앉고 불안하다
"예 엄마 가요~"
기겁을 하고 일어나 얼른 신발을 신는다
'야 집일 다 하고 왔다며 왜그래? 니네 엄만 왜그리 널 자주 부르니 ?그리고 뭘 그렇게 놀래서 일어나냐 그렇게 엄마가 무섭니?"
"ㅎㅎㅎㅎ 응......엄마가 날 부르면 또 뭘 잘못했나 생각부터 하게 되고 불안해 나 갖다가 올께 ㅎㅎㅎ"
옥이는 얼른 일어나 나간다
"엄마 불렀어?"
"그럼 안불렀는데 니가 왔니? 도대채 어디 있엇냐 /어디있엇길래 몇번씩 부르게 만들어 ?"
옥이는 아무소리 안하고 큰눈을 내리깔고 비스듬히 옆으로 엄마얼굴을 본다
"이불빨래를 했으면 다 마르기전에 얼른 걷어서 손질을 해야지 나가서 놀 생각이 드니?"
속으로 옥이는 후~한숨이 나온다 혼날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아니다
"응 알았어 지금 할께"
옥이는 한곳만 내리 쬐는 듯 더운 햇살에 마당에 나가 장대를 가운데 받쳐놓은 빨래줄에 이불호청을 걷어 가슴에 하나 안고 온다
"그새 다 말랐네 옥아 부엌에 가서 물 한그릇 떠와라"
엄마는 입에 물을 한가득 물고 호청을 여기저기 펴가며 물을 푸~푸~하고 안개비처럼 입에서 내 뿜는다
옥이가 물끄러미 본다
"너두 해볼래? 이렇게 하나가득 물고 입술을 오무리고 쪼금 벌려서 힘껏 내 뿜어바라 "
옥이는 시키는대로 해본다
이불 호청에 한군데만 푹 젖었다
다시해도 푹젖고 그담은 그만 꿀떡 물이 삼켜져 버렸다
얼른 엄마 얼굴을 봤다
삼키자 말아야 하는데 저절로 넘어가는 물을 안삼키려고 하다가 그만 물은 넘어가고 눈은 그 물때문에 빨개졌다
엄마가 " 아~그래 그것도 못하냐 뭘 하나도 금방 배우는게 없구나 "하면서 "그래 물맛 좋더냐?엄마가 어릴때 할머니하고 이렇게 앉아서 할때 그랬구나 너 처럼 말이다"
옥이는 씩~웃는다
엄마도 모처럼 옥이 실수가 이쁘던지 소리없이 웃는다
"자 거기 이불 가운데 박음질 한 솔기 있지?그거 잡고 호청을 반으로 접어서 땡겨라 그리고 반접고 또 반접고 해서 보재기에 싸서 반나절 밟아서 내다 널어라 그담에 저녁에 걷어다 다듬이 하면 된다 저 번에 배웠지 다듬이 하는거?해바라 오늘도 "
그리곤 엄만 들어가 눕는다
또 옥이 혼자서 여기저기 잡고 발로 밟고 해 가며 시키는대로 꾹꾹 밟아 전깃줄로 된 빨래줄에 넌다
접어 밟앗던 자리가 칼날처럼 짝짝 사각형으로 자리가 나 있다
해는 중천이고 잠자리가 얼른 호청에 앉는다
옥이가 더워서 호정 그늘에 앉아 잠자리를 본다
"더운데 나 처럼 응달에 앉아잇지 내가 잠자리라면 얼른 날아가겠다 "
옥이는 혼자 잠자리 한테 말을하곤 일어나 방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본다
엄마가 자나 안자나 보는것이다
움직임이 없자 옥이는 살살 뒤꿈치를 들고 고개를 숙이고 다시 아까 갔던 친구네 집으로 간다
기분이 좋다
엄마가 자니까 옥이가 한결 편하다
저녁때까지 옥이는 그 친구네 집에서 재잘거릴것이다
해가 금방 넘어갈텐데 말이다
옥이는 가을 해가 짧아진것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으면 저녁엔 욕을 안 듣고 넘어 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