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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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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81

노파심의 절정 .


BY 도영 2005-05-25

나 시집오니 시 아버님의 타고난  노파심은 끝이 없었다.

작은일에도 걱정 또걱정

두번세번 확인하고 물어보고.

이해가 되지를 않었는데

내가 요즘 시아버님 전철을 고대로 밟는거 같아

세월앞에 이렇게 변해가는 내모습을 들여다본다

한글 2002에 저장해놓은 글을 메일로 모처에 보내려 하는데

도데체가 보내지질 않는거였다

퇴근한 남편은 당연히 해결해줄줄 알고 컴앞에 앉혀놓으니

남편의 의기양양도 잠시 나보다 더 헤매는거였다.

그 폼을 설명하려니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주걱턱을 쑥 내밀고 상대 메일주소를 치고 어설프게

글을 붙여넣는 남편에 모습은 영락없는 할아버지 폼이였으니.

하도 웃겨 내가

"와.진짜 무능해보인다 저러니 사십되면 기업에서 명예퇴직 시키고 팔팔뛰는 젊은애들 기용하지 이해가 돼..당신 사무실서 컴으로 문서 보내고 그런거 안해?"

남편은 보내지지 않는 메일을 이리저리 하면서

"이사람아 그런 자잘그레한건 밑에애들이 하니 난 모르지.대신 우린 업무상 노하우가 있잖어."

남편은 아내가 은근히 농담삼아 던지지만 정곡을 콕콕 찌르는 말에

오기가 발동한 표정.. 저장된글을 이방법저방법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데

저장된글은 꿈쩍도 안하는게 아닌가.

1시간째 옆에서 지켜보니 진이 빠져.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컴퓨터 안될때 은근히 성질나는것은 당해보지 않은사람들은 절대모름*

 

"복달이 아빠 복달이 동생한테 전화하자 당신 못믿어..나와요.."

"가만..해보고..기다려..우씨.."

또 30분이 지났다.

"복달아빠 도서관 제발 가조.내가 알아서하께..제발 일어나조..응?"

나중에는 해결안해줘도 개안타고 싹싹빌며 통사정을 했다...

힘들게 남편을 컴앞에서 끌어내고

우리집 왕싸가지 대구 k대 다니는 복달이 동생한테 전화했다

"아들..#####@@@@@@@@@이러해서 하려하니 글이 안옮겨져 .니가 해결해봐."

마침 기숙사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싸가지 아들은 지금 게임하는중인데

나오면 상대방들한테 욕바가지로 얻어먹는다며 

게임끝나고 연락을 준단다.

또 컴앞에 앉으려는 남편을 독서실가라고 등떨밀어내고

10분 20분 30분까지 기다리다 전화를 했다.

"야~~아직 안끝났어~"열받은 내게 복달이 동생은

'"하하~~~이제 끝났어..하하`~"

"그래.그럼 니가 한글 2002에 들어가서 엄마글 저장해놓은거 그거 형아 메일로 좀 보내바바..

그리고 잠시후 아들의 전화다..

"엄마..푸하~~미치겠다 기숙사 컴에 엄마글이 어케 있노?"

띵..맞다..내글은 내컴에만 있지...ㅎㅎㅎ

옆에 기숙사생들은 무식한 친구엄마에 행동에 자지러지며 넘어가고..

한술더떠 나는

"얌마..내가 내글을 니멜로 보낼테니 니가 한번 보내바바.."

"받는 주소랑 보내는 주소 말해요.."

받는 주소를 불러주고 또 실수를했다.

"응...보내는주소는 형아메일로 보내야해 형아이디는 형 영문이름이야."

이러고 말었음 됐지.

"형 영문이름이 ..엘 .이.이.에스.에이.엔.지.."

*비아님 조 아래 제글에 소문자 쳣다고 놀렸는데 이번엔 한글로 반항! 헤헤`~*

친절히 큰아들 아이디를 불러주는데 아들은 실실웃으면서 받아적었다며 자꾸 웃는다

게다가 한술더떠.." 야  불러준거 읽어바바 "

또  아들과 기숙사 생들이 전화선을 통해 웃느라 날리가 났다.

아들은 ""푸하~~엄마. 엄마 목소리 커서 다 듣긴데이..내가 얼라가 형 영문이름 불러주게.. 우헤헤`~~내친구들 웃고날리낫어..~~"

듣고보니 내아들은 어릴때 내가 학원비 아끼려고 집에서

손수 가르키던 어린아이가 아니였다.

나도 내가 웃겨 우헤헤~~웃고는 정색을 하고 만회를 해야했다.

"얌마..금마들한테 전해라 늙으면 노파심에 그런다고."

아들은 ""애들아~~울엄마가 노파심이란다 ..~"

전화선을 타고 아들은 나의 변명을 전해주고

아들 친구들은 '"네에`~~어머니~~~이해합니다~~"단체로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은 이렇게저렇게 하면 쉽게 메일이 갈거라며 해보란다.

해서 시킨대로 하니 30초만에 메일전송이 되는것이 아닌가.

컴을 박살내고 새로 사든가 해야지.

똑바로 안되면

우회를 하든가.

우회가 안되면 좌회를 해서 해보든가 .

오로지 예전 방법대로 하니 컴이 융통성 없는 나를 가지고 놀수밖에.

아들친구들한테 창피해서 아들한테 문자를 넣었다.

나는 문자에 익숙치가 않어 떠듬떠듬 문자를 보냈다

"아들 엄마땜에 쪽팔렸어?"

삐롱`~아들의 문자음과 아들 대답.

"아니.인터넷  하는 엄마 멋쟁이래.."

"아니 걔네들 구석기 시대 사냐 인터넷 못하는 엄마들이 어딨냐..얘.밥잘먹고 장학금좀 타보고 차조심하고 인스턴트 많이 먹으면 정자수 주니까 꼭꼭 밥챙겨먹고 ..그리고 .@@@4$"

전화를 끊고나니 어디서 본모습인데..

아...어.디.서.보.았.드라.

순간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그것이 나의 시 아버님 자화상이였다

나도모르게 시아버님을 닮아가고 있었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천재라고 했는데

맞는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