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글이 올라오는 낸시님의 초등 동창생처럼,
나도 어릴때 내가 무척 좋아했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는 공부도 잘했고, 글자도 정말 책의 글자모양으로 썼다.
대구 영남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그 친구와 난 ,
토욜이거나, 생일이 되면, 약속을 하고 하루종일을 자전거를 타고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부유한 기억보다 가난의 기억이 더 파고드는 지라,
그 친구와 난 참으로 많이 걸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유독 여자친구들에게서 인기가 많았다.
나도 그 중의 한 여자친구였던 거 같다...
그 친구가 군대엘 가게 되었을 때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대구시내에서 만났다.
그 친구는 미리 머리를 깎고 나왔다.
뵈기 싫었지만, 아무 소리도 못했다.
막차를 타고 떠나면서 그 친구는
나에게 전날 부모님과 누나들에게서 받은 몇만원을 나에게
집어 주었다.
"이제 군대가면 필요없을 것 같애... 내가 가끔 오면
맛난 거 사 줘..."
그 친구는 그렇게 군대엘 갔다.
수신자 부담으로 집으로 전화가 왔지만,
만나는 횟수는 줄어들었다.
그 남자친구랄 것도 없는 그 친구가 군대에서 나에게
썼던 편지를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하기 전에
태웠다.
야외로 나가서 태웠는데, 몇박스가 나왔다.
엷어지는 기억속으로 그 친구도 갔다.
가끔씩 대구에 갈 때마다 대구시청에 근무하는 이유로
젤 먼저 만나게 된다.
지금은 전화만 해도
" 어이 정여사!!!"
이러고 환대를 한다.
그 친구에겐 내가 정여사인가 보다. 그냥 그렇게 치부해 버렸다.
최종서류 면접을 통과하고,
계약직으로 학교엘
나가게 되어서
신체검사서와
신원진술서를 쓰게 되었다.
교우관계를 쓰란다.
보증인도 두 사람을 써야하고,
칸을 채울 곳이 많다.
최종 서류이다.
그 남자친구에게 휴대폰을 했다.
그 친구의 부인도 잘 아는 동기이다.
그래서 별 부담이 없다.
부인입장에서야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서두,
어떤 때는 오랫동안 그 친구의 부인과 통화를
하기도 하니,
부인은 대학동기이고, 그 남자친구는 나랑 어릴 때 부터
동기이다.
한 곳에서 두사람 분을 다 채울 생각이다.
주민번호와 최종학교명 그런 걸 채우는 거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 친구와 내가 주민번호가 같은 거다.
그는 남자니깐 1로 시작을 하였고, 나는 여자이므로 2로 시작
을 하는 것만 다르다.
이런 우연도 있나?
"힉 우리 주민번호가 같네..."
하긴 같을 수도 있다.
태어난 동네가 같은 곳이므로....
그 남자친구는 나에게 내가 살아가는 동안 쭉,,,
나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나랑 만나진 못하더라도
오래동안 같이 갈 것 같다.
지금도 40년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더 많은 시간동안 난 내가 어려울 때마다.
또 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이 친구를 생각할 때마다.
여자랑 남자가 친구관계가 과연 유지 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엔 쇄기를 박는다.
친구는 될 수 있다는 거다.
어쩌면 나에게 여자친구들보다 더 지금 이 친구가
다가오는 것은 내가 자란 환경과도 영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처럼 또는 남자처럼 그는 늘 나에게 자상하다.
내가 그 친구의 마누라가 아니어서일까?
이 생각까지는 별로 필요가 없다.
2년에 한 번도 얼굴을 볼까 말까 하니깐...
내가 무얼 하든 별로 관심을 표하지 않는 나랑 같이
사는 남자에 비해 그 친구는
나에게 최선을 다해서 직장생활을 하길 바란다
고 토를 달아 주었다.
잘해야지...당연히...
잘 할거야...계속 공부해서 목표에 다다를 때 까지
힘껏 잘 할거야...
너도 열심히 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