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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1

Y가 보고싶다.


BY 호호아줌마 2005-05-19

"Y"

결혼은 했겠고, 아이들은 서너살쯤 되겠군...

내가 본 Y의 첫 인상이다.

 

"아니 총각 이야"

"나이가 쫌 됐겠는데?"

"32살"

 

하긴 나이가 결혼 하는것 아니지

 

내가 낀 장갑이 다 떨어져 여기 저기 손가락이 나온다.

 

Y가 왔다.

"새 장갑은 아니지만 지금 낀 떨어진 장갑 보단

작업 하기가 훨씬 나을 겁니다"

여러 컬레를 주고 간다.

 

 

빨리 진행 되지 않아 혼자 낑낑 거리고 있었다.

그런 일이 빨리 끝났다.

언제 왔는지 Y도 같이 하고 있었다.

 

야간 작업이라 모두들 습관적으로 지쳐 있었던게 분명하다.

막대 사탕을 돌린다.모두들에게

Y였다.

 

 

 

그저 그렇게 눈으로 한번씩 익히고 지나가는 Y였다.

 

"Y는 남도 잘 돕고 모두들 자는 통근 버스에서 책읽는 사람은

유일하게 Y뿐이다. 내 조카 사위 삼을려고 했는데..."

이말에 응해준다고 핸말이

"완전히 내 이상형이네"

 

이 말이 그렇게 큰 파장을 가져 올줄이야!!!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호호 아줌마 이상형도 밥먹네 누군 좋겠다"

"이미지 관리 해야 겠네" 등등...

 

그러다.

Y가 내 이상형 이라는 말이 그의 귀에 들어 갔을때에는.

그의 얼굴 빛깔이 빨게 졌다고 Y에게 그말은 전한

언니가 나에게 낄낄 거리면 핸 말이다.

 

 

그러다 회사 사정상

계약직이 였던 나는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시세 말로 짤리고 말았다.

 

그때 Y의  눈빛은 나는 기억한다.

 

그러다  다시 복귀

 

그때 Y의 환한 미소도 나는 기억 한다.

 

복귀 하고 나는 Y와 많이 친했졌다.

 

여전히 Y가 나의 이상형이라는 말은 사라 지지 않았고

농담 삼한 핸 사실은 직원 50여명이 넘는 회식 자리에서

술 잘 먹는 언니가 퍼뜨리면서 모두들 알게 되었다.

 

어쩌다

내가 Y와 같이 나란히 서있을 조회 시간이나,

어쩌다 같은 조 되어 작업이라도 하는 날이면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어느정도가 하면,

Y가 "우리 어깨동무 하고 한바퀴 돌고 올래요

그러면 아마 난리 나겠죠"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지금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먼저 나이 탓을 했을때.

Y가 말했다.

"뭐!나랑 열살 밖에 차이 나지 안으면서 "

Y는 나랑 열살이나 나는 나이를 그렇게 말했다

 

 

어쩜 나는 그 말에 희망을 걸었던 것이었을까?

지금 솔직히 생각 해보면 말이다.

 

"Y야 사람들이 내가 너 핸폰번호 모른다고 하니까 안 믿더라 "

이렇게 해서 받은 번호를 내 폰에 저장해놓고,

문자로안부를 묻고 장난을 치곤 했다.

 

아주 잠깐 열병 같은 흔들림이,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도 없었는데,

좋은 것을 보면 같이 나누고 싶어

음성 문자를(새소리, 바람 소리,파도 소리등) 보내고,

맛있는것 남 몰래 주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물론 회사내 에서였지

둘이 따로 만나는 그런 실력(?) 있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래...친구라 했다.

그래...동료라 했다.

 

 나는 일년을 채우고 그 회사를 그만 두고 싶었다.

팀장은 나에게 배반을 한다고 했다.

퇴사3일을 앞두고 통보를 하니

모두들 놀래는 눈치 들이였다.

 

마지막날

나는 회사 동료 모두들에게 쵸코렛을 돌렸다.

하나가 모자랐다.

우리 부서 아닌 사람들도 주었기 때문이였다.

그때 Y가 자기 쵸코렛을 내주면서

"오늘 까지 예요?"

하고 한마디 했다.

여태 모르는체 하고 있더니 말이다.

 

작업시간에 느낌이 이상해 보면,

Y의 눈길을 느낄수 있었다.

 

나랑 눈이 마주치면  눈길을 얼른 딴데로 돌리고

말 없이 커피 뽑아 주고, 남 몰래 간식 갔다 놓고 가고,

잠 온다고 하품 하면 MP3 귀에 꼽아 주고

가위바위보 게임 하면 일부러 져주고

............................

..........................

....................

 

다른 사람들과는 다핸 악수도 안했다.

잘가라는 인사도 안했다.

 

퇴근하는 그 마지막날...

통근버스안에서 Y에게 문자를 받았다.

'늦잠 잘 수 있어서 좋겠네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Y의폰 번호는 벌써 내 폰에서 내 머리에서 삭제 되었졌기 때문이다.

 

 

그의 환한 미소가 생가 난다.

가지런한 치아...

오똑한 코

안경속의 얼빵하게 진 쌍거풀진 눈

그렇게 크지도 않은 키

스포티한 옷 차림

항상 오른손에 들려 있는 책한권

 

 

나는 Y를 위해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벌써 7개월이 넘었는데...

 

Y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