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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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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싶어요


BY 바늘 2005-05-13

여대생 딸아이는 오늘 대학에서 중국어 가요제 개최로 바쁜 하루를 보냈을게다.

 

중국어 가요제 스탭으로 한달 전부터 바쁘게 준비를 해오더니 오늘은 작년 겨울 북경

어학 연수길에 장만해온 남색 비단 원피스까지  꺼네어 놓고 길다란 머리에

정성들여 셋팅까지 하면서 한것 치장을  하더니 아마도 날도 화창하게 좋았고 이래 저래

오늘 하루는 대학 생활에 좋은 추억 거리를 한가득 만들었을 것이다.

 

직장에서 매월 10일 부터 20일은 7시넘어 연장 근무까지 하면서 바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퇴근하여 집에오면 그야말로 몸은 천근 만근~

 

 어수선 어질러 놓은 집안을 겉옷만 벗은채로 정리하고 한숨 돌리면 파김치가 된다.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해드셋을 통하여 들려오는 소음(?) 특히 전달에 신규로

일반 전화를 개설한 다회선 고객들에게  상담 업무를 하는 요즘, 개설한 몇대의

전화중 꼭 한대는 거의 팩스 번호가 들어가 있어 신호음 대신 귀청이 찢어질듯 삐~익~

거리는 소음을 듣는 것은 고역중의 고역이다.

 

짜증나는 하루!

 

일부 얄궂은 고객들과의 통화중 끓어 오르는 그 화를 다스리지 않으면 하루 한시간 아니

몇분도 버텨내기 힘든일이 콜센터 상담원 텔레마켓터이다.

 

걸려오는 전화만 받는 인바운드 업무는 보수가 적고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상담하는  아웃바운드 업무는 그마나 보수가 좀더 좋은 편인데 가끔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하여 이러고 살아가나 싶다.

 

그런 회의가 들때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휴계실로 걸음을 한뒤 찬 냉수를 한잔 벌컥이며

마신다거나 아니면 따끈한 커피를 뽑아 잠시 그윽한 커피향에 시름을 놓아 보는데

가장 허무한 순간은 퇴근 무렵이다.

 

삶의 전쟁터에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다 귀가하면 수고했다

어깨 감싸 안아줄 누군가 기다리기에 종종 걸음으로 바쁘게들 집으로 향해 가는데

 

에고~~ 나는 뭐란 말인가?

 

한없이 기운 빠지고 초라해지는 순간이다.

 

세상에 나만 홀로 한짐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듯 괴로운 요즈음

 

삶의 희망에 대하여 아무런 답이 없는 하루 하루를 그냥 무심으로 흘려 보내고 있다.

 

 

어제 근무중 두대의 신규 전화를 개설한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신호음이 울리더니 음악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중년 여자가 전화를 받는다.

 

고객 성함을 말하고 통화를 원한다고 했더니 전화 받은곳이 어디인지 묻지도 않았는데

카바레란다.

 

아울러 내가 통화를 원한 고객은 카바레 지배인인데 지금 자리를 비웠으니

다음에 전화를 하라는 것이다.

 

몇년간 앞만 바라보고 바둥거리며 지내온 세월인데 누군가는 팔자 좋게 벌건 대낮에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사는구나 생각하니 도데체 누가 잘 사는 것인지~

 

인생 얼마나 산다고...

 

정말 묻고 싶다

 

살다보면 정말 좋은날이 다시 올것인지...

 

그 살다보면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하루가 아니 2005년 봄! 봄!! 봄!!!

 

힘든일이 많아 그런가 머리가 온통 시끌한 바늘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