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3

★나이트 ...★


BY 이쁜꽃향 2005-05-12



어둠침침한 실내에
술 취한 군상들이 흐느적대는 곳

아직 열 시도 채 안 된 시각에
무대엔 정신없이 흥분된 인파로 가득 차 있다

불경기라더니...
순 공갈인가 보네...
아니지...
살기가 힘들어
술 취해 망가지러 왔나???

천정엔 싸이키델릭 조명이 돌고
무대엔 인간들이 돈다

세상이 돌고
이성은 신체에서 분리되어
어디론가 가버린 지 오래인 듯

술의 힘을 빌어
그들은 온 몸으로 흐느적댄다.

허걱!!!!!!!!
구십오프로가 여인네들이네...
오늘 단체 계모임했었나???

월남치마만 안 입었을 뿐
오랜만에 외출한 흔적이 역력한 차림의
펑퍼짐한 아줌마 부대들

가여운 인생들이여...

쌓인 게 얼마나 많았길래
저렇게 발광하듯
애꿎은 무대에 한풀이를 할까...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한 쪽에서 얌전히 춤을 추는 아가씨
맞은 편 남직원과 은근한 눈빛이 오가는 걸 보니
사내 커플인가 보구만...

함께 왔으면
제 꺼에나 신경 쓰지
자꾸만
남의 여자에게 찝적대는 그 상사와 젊은 남직원

아서라 이넘아...
너만한 아들이 있다...

이래서...
내가 얄밉다고 했던 모양이지?
'우린 모두 취했는데
혼자만 말짱한 정신으로
취객들 구경하는 당신같은 사람 얄미워'

그래...
오늘은 나도 그 취객이 되어 섟여볼까~
미친 척 나이트댄서로 돌아가
함께 무대를 누벼 볼까??

헉~~~
먼 곳에 사는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네...
혹시나 ...
내 제자들 없나 잘 살펴보라네...

맞어...
지난 번 그녀랑 만난 카페에서
청바지 차림에 다리 꼬고 비스듬이 앉아
대낮에 칵테일 한 잔 시키려는데
남자 종업원이 유난히 조심스레 다가 와
교수님 제자라며 공손히 인사하길래
화급히 꼬았던 다리 풀고 바른 자세로 얌전한 척 앉아
졸지에 메뉴를 커피로 바꾼 걸
그녀가 기억했나보네~

곧바로 정신 차려
조신한 자세로 허리를 곧게 펴고
우아한 걸음걸이로
룸으로 돌아 와...

나이트 댄서 본연의 자세로 돌아 가
리사이틀하며
친구들과 밤을 부셔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