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뒤 눈부신 햇살에 차마 눈을 뜰수없어 눈을 감았습니다.
어머니가 누워계신 병원의 중환자실을 나오며 그토록 화장실에 갈 기운을 남겨놓으라고 반 협박조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를 하였는데 어찌 의식도 없이 병실에 누워 계시는지.....
뇌사상태,
뉴스에서나 들었던, 나하고는 상관이 없던 일인줄 알았는데 내게 닥친 청천벽력같은 진단이 내려지고 멍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이제 10일째, 눈을 깜빡 거릴때는 금방이라도 일어 날것같아 혹 무슨 소리하나 쳐다 보았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허탈한 마음으로 빰을 두드리며 "말 좀해봐"하지만 초점없는 눈동자와 축 늘어진 팔은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 소리는 들릴것 같아 " 엄마" 불러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오로지 자식들 걱정만 하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던 어머니.
유난히 깔끔했던 어머니,
집안 청소하고 싶어 어떻게 누워 계십니까?
아버지 먼저 떠나 보내시고 추한 모습은 싫다며 기분전환해야 한다며 목욕하시고 화장을 곱게 하시어 단장 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습니까?
속 썩이던 막내가 제일 이쁘다고 하시더니 그 막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의식을 잃어서 늦게 발견되어 이지경까지 오게되니 막내가 마음이 아파 괴로워 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가슴에 꽃을 달아드린들 아시겠어요.
좋은 옷을 입혀드린들 아시겠어요.
지금생각하니 너무 후회되는 일들만 생각납니다.
우리엄마는 늙지 않는 줄 알았는데 어느날 얼굴에 주름이 생기더니 목에도 사정없이 많은 주름이 늘어나고 머리카락은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아져서 나를 슬프게 만들더니 이제는 의식까지 잃고 중환자실에 누워 계시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오월의 싱그러움도
눈부신 햇살도
다시는 못 보실 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아직 80세도 안되셨는데 무어가 그렇게 바빠서 아버지 곁으로 가시려고 합니까?
큰딸의 불효한 푸념이 들리시는 지요.
잠못 이루고
어머니의 지나온 삶을 더듬어 보고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