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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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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BY 꿈꾸는여인 2005-04-26

남편에게  아침마다  전화를  한다.

 

잘  잤느냐고  먹을  밥은  있느냐고  어제  저녁는  언제쯤  들어  왔으며

 

잠은  몇시에  잤느냐고   묻고  딸애는  공연하러  강원도에  갔는데 

 

1박2일이니  오늘  올꺼라며  이렇게  전화통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몸은  어떠냐고  남편이  묻는다. 

 

어저께  한마디  했더니  역시  긴장을  하나보다.

 

시어머니께서  근  한달전부터  감기로  힘들어  하셨는데  이제  많이  괜찮아시다고

 

얘기를  했다.    연세가  81이신데   혼자계신다.

 

이번에도   모시러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안오시겠다고  한다.

 

혼자가  제일  좋다고  하신다.  마음대로  할수  있어서  좋으시단다.

 

서로  구속받기  싫어시단다.

 

이렇게  몇분동안  통화하다가  서로  아침식사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끊었다.

 

늘  일이  많고  바빠서   예민한   사람이라서 

 

이런  저런  얘기  하기가  늘  조심스러워  혼자서  거의  모든일을  처리한다.

 

집안  일  대부분이  그렇고   아이들일이나  나의  힘들고  어려운  일도 

 

거의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한다.

 

잘  처리하다가도  가끔씩  지치고  늘어져  느슨해질  때가   더러  있다.

 

이번  인슐린펌프를  달기로  결정하는데  3달이  넘어  걸렸다.

 

달아야  될만큼  심각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기계에  대한  거부반응이  제일  컸었다.

 

너무  답답해서  전화를  하면  늘  회의중이고  바쁘다고  하니

 

의논도  할수없고  적막강산처럼  외롭고  힘들었었다.

 

주말부부라  편하고  적당히  내시간도  가질수  있어  좋기는  한데

 

제일  답답할때가  아플때이다. 

 

남편은  내가  게을러서  아프다고  한다.

 

자기는  죽기살기로  움직이며  가족부양을  위해서  애쓰는데

 

마누라가  자기가  원하는만큼  움직이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않나보다.

 

부부가  서로  희망사항은  다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그냥  희망사항일뿐  이란걸  남편은  모르나보다.

 

자꾸  다그치면  될것이라고  생각하나보다.

 

지금껏  다그치는대로  원하는대로  들어주었기때문에........

 

이제는  몸도  마음도  잘  따라주지않는   자신의  한계를  보면서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나의  희망사항이  무엇이었던가? 

 

지금은  오로지  건강이다.

 

아무런  딴생각은  다  접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