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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예쁜딸과의 아름다운 벚꽃 축제


BY 이순옥 2005-04-25

   어느날 큰 딸애가 데이트를 신청했다.

벚꽃이 한창인 윤중로에 엄마와 같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꼭 보고싶다는 것이다.

딸애는 학교에서 수업 마치고, 엄마는 독서회 끝내고 같이 만나 가자고 하니 얼마나

기쁘고 가슴 뿌듯한 일인가

종로 도서관의 독서회에 참석하는 것도 가슴 설레는 일인데 딸과의 데이트, 그야말로

벚꽃놀이 생각만해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번진다.

독서회 회원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뒤로 한채  살짝 화장을 고치고 딸과의 약속장소를

향해 부지런히 발을 옮긴다.

딸애는 엄마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엄마 힘드니까 움직이지 말고 있으라며 높은 구두를 신고서도 달려오는 딸애를 보며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그순간 감사함이 느껴진다.

딸애 어렸을때 엄마가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던 생각이 나서인지 팔짱을 꼭 끼고 얼굴을

맞대고 걷는 것이 이젠 엄마를 보살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나보다.

여의도에 도착하여 멀리 바라보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뭉게 뭉게 흰눈이 쌓인

것처럼 소담스런 모습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약간의 황사가 있다고 하여 봄바람을 타고 벚꽃의 꽃잎들이 너울 너울 춤을 추며

흩날리니 그 또한 눈이 내리는 형상이라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러한 볼거리로 인산인해로 발디딜틈 없으면서도 너도나도 이곳을 기웃거리고

물어물어 찾아와 무리속에 하나가 된다.

수많은 인파들이 물결을 이루고 그 물결은 파도를 타듯 움직임에 따라 대열이

흩어졌다 모였다 하여 끝이 보이질 않는다.

즐비한 연분홍 벚꽃을 따라 걸으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웃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거대한 물결속에 딸애와 나도 끝없이 걸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교수님,친구들

얘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유유히 흘러가는것 같다.

잠시 멈춰 서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벚꽃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하고

꽃밭에서 폼 잡고 사진 찍는 아이들, 연인들, 친구들등 구경할것이 너무나 많다.

커피를 파는 아줌마들, 뻥튀기를 파는 아저씨들은 단속 나온 경찰들이 눈에 띄면

36계 줄행랑을 위해 늘 준비를 하고 있는 태세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보니 벚꽃 아래에서 펼쳐지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이러한

진풍경들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안타깝게 보이는 것도 있고 마음이 푸근해지며

여유로움으로 다가온다.

늘 하루하루 바쁘다는 것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는데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자기

성찰도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앞만 보고 달려 잃는 것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우리 예쁜딸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벚꽃 아래에서의 우리딸과의 화려한 외출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데이트

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고 아름다운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