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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수업


BY 그린플라워 2025-01-11

입주한 아파트에서 주민들 화합과 소통의 장 하나로 나는 뜨개질수업을 개강했다.
3회차 수업으로 회차별 6명씩 목도리뜨는법을 가르치기로 했는데 1회차수업에 8명이나 오게 되었다.
일단 털실 취향이 어떨지 몰라서 10개 분량을 준비했으므로 재료가 모자라지는 않았다.
문제는 예비중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뜨개질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어려운 것을 배우고싶어 했다.
코도 못잡는 사람들에게 일일히 코를 잡아 뜨게 했는데 한바퀴 돌고나면 사방에서 모조리 엉망진창으로 떠놓아서 풀고 다시 코를 잡아줘야했다.
엄마 따라 온 초등학생은 저도 하겠다고 코를 잡아달라고 했다.
냉정하게 뿌리치지 못해 그 아이 것도 해줬다.
게다가 지인이 자신의 딸이 초등 2학년인데 뜨개질에 관심이 있다면서 보내도 되냐길래 보내라고 했으므로 그 아이 것도 봐줘야 했다.
두시간짜리 수업인데 12시 반을 훌쩍 넘기고 간신히 마쳤다.
다음 차 수업에는 신규 6명과 오늘 수업 받은 사람들 보충수업도 해야 한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롱조끼도 떠입었던 터라 최소한 뜨개질에 관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렇게 못 따라올 수도 있다는 걸 전혀 예상치 못했다.
지인이 수업 축하한다고 빠바 빵 10개와 커피 10잔을 가지고 왔다.
연예인들이 커피차 선물받은 것처럼 기뻤다.
다음 차 수업에는 개인편차별로 난이도를 맞춰야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수업이었지만 무사히 잘 마쳐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