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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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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본 미소


BY mspark0513 2005-04-18

  

 

내가 그곳을 방문한 지 3년이 되었다.

치매노인, 장애인, 불우노인, 정신지체, 정신분열..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분. 자꾸 화가 나는지 소리만 버럭버럭 지르시는 분.

 

한 달에 한번 우리 회원들과 약간의 쌀과 부식 등을 챙겨 들고는 함께 방문한 그날

봄빛으로 하늘이 맑았고, 들녘엔 들꽃들이 가득했다.

도착하여 한 달 전보다 훨씬 건강해 지신 분, 더욱 건강이 나빠지신 분, 돌아가신 분,

새로 오신 분들과 낯익힘의 인사를 하고는 머리를 감겨 드리고 방도 청소해 드리고 손발톱도 깎아 드렸다.

 

\"아무도 미워하지 마세요. 아무에게도 화를 품지 마세요.

하나님께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과 위로를 달라 기도하시고요..

할머님 할아버님은 미워하실 시간이 없거든요. 예수님만이 영원한 생명을 주실 분이라는 것을 믿으시고, 자꾸 입으로 시인도 하시구, 억지로 라도 감사를 생각해 보세요.“

 

어쩌면 미워할 시간이 없다는 스스로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말을 그분들의 손을 잡고 말하면서 그날도 눈을 맞추지 못하고 목이 메였다.

 

그분들의 손과 발은 그분들이 살아왔을 고단함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고 그분들의 방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역한 냄새로 가득 차 있으며 사랑받지 못한 그분들의 가난함은 손길에서부터 느껴져 가슴 저리다가는 도움의 흉내만 내고 돌아오곤 하는데 그날은 맑은 미소를 여러분에게서 보았다.

 

어느 할머님의 발톱을 깎아 드리려고 양말을 벗기고 따뜻한 물을 가져다가 발을 씻기기 위해 발을 대야에 담그고 손가락을 움직이는데 금방 더러운 물이 되었다.

아직도 섬김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속이 울컥...

그렇게 서너 번 헹구어 드린 뒤에 발톱을 자르고 로션을 발라 마사지를 해드렸다

할머님도 민망해하셨다.

다리가 관절이 심해 대소변도 가릴 수 없으신 분이었으니....

 

“고마우이...자네만할 때 난 그리할 시간 없었소..

참 바쁘게 살았거든..” 그리 말씀하시면서

나 같으면 지어 보 일수 없는 미소를 지으셨다.

그리고..

오늘 처음 함께 간 나이 드신 회원 한 분의 미소였다,

스물다섯까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는데 목사님의 전도를 받아 하나님을 믿은 후 그만 기적같이 귀가 열려 너무나 감사하여 평생...힘든 자를 보살피며 살겠노라 하나님 앞에 다짐하여 중풍병자 청년과 결혼하였고 37년을 그와 함께 살면서 세 명의 자녀도 낳아 며느리도 사위도 있다고 하셨다.

 

남편이 지난주에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아 이젠 이렇게 집밖에서도 남을 섬길 수 있게 되었다며 육십이 넘으신 그분의 얼굴에서 집 밖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섬김이 즐거운 미소를 보았다.

 

또한 그날 본 미소는 돌아볼 사람은 많고 돌아봐야 할 일손은 작아 섬세한 섬김을 감당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많다고 말씀하시며. 어린 아들과 어린 아내와 함께 그곳에서 하루해가 짧도록 분주하게 섬김을 다하는 젊은 전도사님의 미소였다.

 

누군가 그랬다. 가진 자의 우울함은 나누지 못함 때문이라고. 주어진 시간의 나눔

건강의 나눔, 물질의 나눔, 사랑의 나눔, 우리의 섬김의 모양이라도 가지며 사는 것이

섬김이 아니라 감사에 대한 갚음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