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6

리얼 연기에 극찬을 보내면서...


BY 토곡 2005-04-09

드르렁~~드르렁~~

코 고는 소리가 하늘을 찌를듯한 아침이다

결혼해 처음으로 tv몰래 카메라에나 찍힐만한 장면을 목격했다

아니 현장에서 생생한 체험 삶의 현장을 한컷 찍고 왔다.

 

회식이라는걸 알고 있었고..그래 얇팍한 생각으로는 혹여 단란주점이나

노래방에서 여자랑 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게 솔직한 표현이다..

 

그렇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고 한통의 전화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여보 나 길바닥인데 여기가 어딘지 도대체 모르겠어.."

정말 농담하는줄 알았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뒷마무리는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기에..

모든 사람들 하나하나 챙겨주고 택시까지 태워 보내고 나서야 집에 오는

사람이기에 그런 염려는 해본적이 없는데....

 

무작정 택시에 올라 끝없이 전화를 했다 대여섯번만에 통화에 성공할수

있었고 수화기를 타고 흐르는 낯선이의 목소리..."사모님 되십니까?.."

"여기는 00종점  00식당 앞입니다"

 

남자들이 술에 취하면 종종있는 일이라며 위로를 하는 기사 아저씨의 친절에

놀란 가슴 잠시 내려놓고 도착을 해보니 말 그대로  '인 사 불 성'

오호 통제라~~~

 

벌어진 광경에 앞이 캄캄하더군요

여기저기 올린 흔적과 헝클어진 머리카락...

지갑을 손에 들고 있는 폼새란....

 

그래도 와이프 얼굴은 알아 보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얼굴가득 미소를 띄우며

반갑고 고맙다는 한마디와 함께 ...우웩~~

걷지는 못하는 사람을 붙잡고 어찌해볼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30여분 씨름을 하는데 택시를 잡으니 하나같이~~ 그냥 지나간다.

생각끝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도무지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

 

생각끝에 남편 핸드폰 검색을 하니 익숙한 ...가끔 술(남편 술 친구)로 인생을

토로하는 2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만 이 시간에 어찌?...용기를 내어 무작정 번호를 눌렀다

 

여자저차 상황을 설명하니 그 시간(12시 임박)에 달려 오겠단다

죄송하고 ...창피하고...1시간여만에 달려온 두 분...

 

"아이고 행님~~정신 좀 차리소~~"

"니가 여기 왠일이고?.."

그 상황에 창피한건 아는지 주섬주섬 일어나는데 말을 듣지 않는 두 다리

겨우 차에 싣고(그 순간은 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에고 눈가에 뜨거운

액체는 왜 그리도 흐르는지...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은 왜 그리도

행복하게 보이는지...

 

그동안 평범하기만 했던 남편이 왜 갑자기 tv속 조연이나 해볼만한 연기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게 되었는지..

소리없이 ...숨죽여 ....흐느꼈습니다.

 

평범한게 가장 행복하다는걸 알았습니다.

토닥토닥 작은 다툼도 행복의 일부분 이었다는걸...

 

어젯밤의 리얼한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며 아무것도 모른채 드르렁~~

드르렁``심하게 코를 골아대는 웬수 남편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물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그렇게 하루는 밝아오고 또 비슷한 일상은

시작 되겠죠..

손톱 잔뜩 세우고 눈에 독기 잔뜩 품고 기다리는 내 속내를 남편이

어찌 알겠습니까?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일어나기만 해봐라~~~~

아니 똑같이 리얼한 연기를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