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되었는지 최근에 일어난일보다
예전에 있었던일이 더 기억에남는다.
30년 가까운 이야기인데
어제일같이선명하다.
가게를 사서 선반도 털어내고 물건도 구입해서 들여놓고,
마루도 다시깔고, 페인트도 새로칠하고...
집도 가게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를 하느라고
겨울내내 춥기도하지만 바로 한불럭거리의
큰길조차도
나갈기회가 없었다.
유리창너머로 내다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외투는 벗어버리고
길건너 나무에도 파란싹이 돋아나고...
신문지사이에 보내오는 광고지를
보기만 하다가
어느날
올때 맞쳐온 갈색판타롱을 꺼내어
노리끼리한 티를 받혀입고
의기양양하게 거리로 나갔다.
바람이 얼마나 부드럽게
얼굴을 만져주든지...
얼마쯤가다
건너편에서 오던 남자가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너! 너! 너!
왜그래?
너! 요아래 가게에서 일하는 여자. 맞지? 맞지?
그래.
와!!! 어쩜 이렇게 달라보일수있냐?
매일 청바지에 거므티티한티셔츠 위에
보프라기나기시작한 스웨타걸치고 ,운동화신고,
머리는 짧게커트한
그런차림에있다가
얼굴에 화장하고
머리는 아이론으로 조금 컬을 만들고
그래도 모양낸다고 맞춤으로
순 모직옷을 입은 나를보고
순진한 (?) 그녀석이 안다고 거리에서
소리지르는거다.
그날 점심시간에 나간 나는
하루종일 백화점안에서 일층부터 칠층까지만
구경했는데...
배가 고파 ...
집에오니
남편이
나! 자기가 길잃어버린줄알고
파출소에 신고할려고 했어.
근데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되는지
생각중이였어.
그러고는 눈이빨개졌다.
나는 그때 울남편이 나를 무지하게
사랑(?)하는줄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없으면 일을 어찌해야하나?
저녁은 어떡하나?
그것이 더 걱정이되어서...
그날 나의 외출시간은 고작6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