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에서 계속[사정상 전편은 생략합니다]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늘어지게 한잠 자고나니
뻣뻣하던 목이 보들보들 보들강아지가 됐다
상하좌우 한바퀴 휘리릭 원을 그려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가뿐하다
땀흘린 옷 벗어 꾹꾹 세탁기에 눌러넣고
윙윙~! 빨래를 했다
상큼한 냄새 '움~~!' 향기죤데..
오잉? 웬 세종대왕?
빨래한 바지 주머니에서 시퍼런 지폐가 두둑히 나왔다
웬일이니~
좀전에 등산로에서 돈 깨끗이 쓰라더니..
며칠 전부터 올뱌까페 느티나무님이 돈세탁과 빨래가 어쩌구..해쌌더니
이렇게 건망증이 돈세탁을 하는구나..
침대 위에 하나씩 펴서 말리느라 주르륵~ 늘어놓으니
훗, 돈벼락 맞은 집 같다..
나,
한달 품위유지비를 고스란이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요즘에는 세종대왕이 좀 귀해
아끼고 안쓰니 오래간다
아들넘이 자꾸 가방을 뒤져
카드는 다 부숴버리고 현금만 챙겨 주머니에 넣는다
외출할때는 백을 지고 다니지만
오늘처럼 등산할땐 주머니에 넣는편이 젤 낫다
대충 말려 다시 접어 주머니에 넣고
밤지나고 교회가서 한바탕 뛰고..
돌아오니 돈이 또 굳어 빳빳한 덩어리가 됐다
훗, 돈덩어리..
월요일(오늘) 아침,
옷 갈아입고 양재학원엘 갔는데..
자주 집에서 음식을 해다 먹이는 선배가 있어
오늘은 점심을 사고싶어 '언니~ 밥먹으러 가요~'
식당에서..
비빔밥 한그릇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주머니를 뒤지니.. 글쎄~
딱 한장, 만원만 들었다..
둘이 먹은 밥값이 만원이라 다행이지
비싼거 먹었으면 망신 당할뻔했다
그 만원.. 좀전에 양재교실에서
유니씨 재료비 대납해준거 돌려받은 거다
훗, 사람은 있을때 빌려주며 살아야해..
`0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