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임시공휴일 어느 날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3

연습했어요?


BY 정세은 2005-03-24

친구의 병문안 갔다가  잠깐  휴게실에 쉬고 있었다.

 

한 부부가  여자의 링거가 하얀색, 노란색이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것을

남편이 끌어주고 천천히 들어왔다.

 

" 뭐 먹을겨?"

" 쥬스."

 

  잠시후 유리병에 작게 담긴 노오란 쥬스를  따준다.

 

여자는 마시는 동안  말이 없다.

 

남편도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둘이 나란이 앉아 말만 없다.

 

" 좀 어때?"

" 아직 많이 아퍼!"

 

  그리곤 부부는 또 말이 없다.

 

괜히 옆에 있는 내가  심심하다.

 

무슨말을 또 나올까 내심으로 궁금해지기도 하고.

 

분주히 다른 사람들이 지나간다.

 

" 연습 했어?"

" 응."
" 잘 되?"

" 쬐금은..."

 

 무슨 연습일까...

 

무척궁금하다. 귀가  모두 부부의 대화에 몰렸다.

 

또 한 동안 침묵이다.

 

이거 궁금해서 머리가  저리다.

 

뭐가  잘되냐고?

 

" 그러게 미리 하지 그랬어..."

" 그러게 말여.."

 

도대체 뭐냐고?

 

그 대화에 난 끼고 싶었다. 뭔데요?

 

그러나  참았다. 참는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하던데...

 

부부가 일어난다.

 

에궁 이러면 난  모르는디...

 

여자가 일어나자  남편이 그런다.

 

" 당신 퇴원 할 때되면 잘하거야!

  칠천이백 끼니를 해주었는데 ...당신이..."

"  칠천이백삼십오끼니... 뒤는 왜 까?"

"  나머지는 내가 밥해주고 갚을려고..."

 

  둘이 마주보고 웃는다.

 

링거병이 흔들리면서 천천히 남편이 앞선다.

 

그러니까  지금 남편이 밥하는 거 연습중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