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병문안 갔다가 잠깐 휴게실에 쉬고 있었다.
한 부부가 여자의 링거가 하얀색, 노란색이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것을
남편이 끌어주고 천천히 들어왔다.
" 뭐 먹을겨?"
" 쥬스."
잠시후 유리병에 작게 담긴 노오란 쥬스를 따준다.
여자는 마시는 동안 말이 없다.
남편도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둘이 나란이 앉아 말만 없다.
" 좀 어때?"
" 아직 많이 아퍼!"
그리곤 부부는 또 말이 없다.
괜히 옆에 있는 내가 심심하다.
무슨말을 또 나올까 내심으로 궁금해지기도 하고.
분주히 다른 사람들이 지나간다.
" 연습 했어?"
" 응."
" 잘 되?"
" 쬐금은..."
무슨 연습일까...
무척궁금하다. 귀가 모두 부부의 대화에 몰렸다.
또 한 동안 침묵이다.
이거 궁금해서 머리가 저리다.
뭐가 잘되냐고?
" 그러게 미리 하지 그랬어..."
" 그러게 말여.."
도대체 뭐냐고?
그 대화에 난 끼고 싶었다. 뭔데요?
그러나 참았다. 참는자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하던데...
부부가 일어난다.
에궁 이러면 난 모르는디...
여자가 일어나자 남편이 그런다.
" 당신 퇴원 할 때되면 잘하거야!
칠천이백 끼니를 해주었는데 ...당신이..."
" 칠천이백삼십오끼니... 뒤는 왜 까?"
" 나머지는 내가 밥해주고 갚을려고..."
둘이 마주보고 웃는다.
링거병이 흔들리면서 천천히 남편이 앞선다.
그러니까 지금 남편이 밥하는 거 연습중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