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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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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데나 막 때린다.


BY 선물 2005-03-08

며칠 전 올리비아님 글을 읽다가 저랑 비슷한 상황의 글이라 잠시 웃었지요.

그래서 답글 올리려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는데...

함께 생각했으면 해서 잠시 컴 앞에 앉습니다.

 

올해 중1이 된 아들이 있습니다.

신학기가 되면 늘 그렇듯이 신상명세서 같은 것, 자기 소개서 같은 것...

그런 프린트물을 가득 가져왔습니다.

 

제가 작성해야 하는 것이 두 장.

아들이 작성해야 하는 것도 그 정도였나 봅니다.

 

먼저 제가 적어야 할 것을 대충 작성했습니다.

그 뒤  아들 아이가 적은 것을 살짝 가져다 보았는데....

으~~~~~~~~

 

아빠에 대해서는 장점 : 무지 잘 놀아주고 잘 이해해주신다.

                                 단점 : 무섭다.

엄마에 대해서는 장점 : 잘 이해해주신다.

                                  단점 : 아무데나 막 때린다.

 

나중에 우리 집에 놀러 왔던 아들 친구가 그것을 보고 하는 말...

또 하나 있잖아요. 뭐 ????

<<아무 거나 막 먹인다.>>

 

제 아들이 좀 토실토실한 편이거든요.

 

그나저나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은 절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제가 그렇게까지 무지막지한 사람은 아닌데...

 

워낙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들이라 질문에 대한 답이 다 그렇게 짤막짤막하네요.

비밀로 하고싶은 인생에 대한 고민 등이 있으면 선생님께 살짝 털어놓아보세요. 라는 내용의 긴 질문에 대한 답. <고민 없다.>

 

그래도 사람들이 다 저를 온순하게 보고 얌전한 줄 아는 데 제 이미지를 그렇게 구겨놓으려는 아들에게 저도 결국 복수를 했습니다.

 

아들의 장점 : 항상 밝고 친구가 많다.

               단점 : 무서운 아빠나 할아버지 말씀은 잘 듣고 순한 엄마 말은 안 듣는 아이임.!!!!

 

완전히 비겁한 사나이로 만들어 버렸지요. 그 때는 속이 시원했는데 왠지 생각할수록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네요.

 저, 어른 맞나요?

                           

(그나저나 3월 에세이 방에선 자꾸 제 이름을 부르네요. 선물...선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