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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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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하나씩 해준다더니...


BY 레지나 2005-03-08

결혼을 앞두고 남편은 결혼을 미루었다

 

하루는 친정어머니가 물어보셨다

" 언제 결혼할 생각인가?"

"내년 봄 즈음~~~"

" 왜 내년봄에 하려고 하나?"

"지금 결혼자금이 없어서요"

"내년 봄엔 결혼 자금이 생기나?"

"그런건 아니지만..."

" 내년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면 이번 가을에 하게

없을수록 빨리 결혼하는데 기반을 빨리 잡는 거네"

"저어 다이아 반지를 하려면...."

" 그냥 금반지 하나만 하게,,다이아 받아야 잘 사는가?

결혼반지 하느라 빚 지라고 하겠는가... 형편에 맞게 해야지"

이리하여 울남편은 다이아몬드 반지의 마법에서 풀렸다

 

그래서 금반지 하나씩을 나누고 결혼을 했다

그때 남편이 내게 한말이 있다

" 살면서 하나씩 해줄게..."

이 말이 공수표인줄도 모르고

아니 정치성 발언인지도 모르고 철석같이 믿었다가

온통 깨박살을 당했다

 

첫아이를 가져 배가 불러올 즈음

결혼 후 나의 첫 생일이 되었다

 

출근전에 남편에게 살면서하나씩 해준다던

그 약속 잊지 말라며

생일때 마다 패물 하나씩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손에 5만원을 쥐어 주며

조그만 반지 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내가 이렇게 해서라도 

남편의 약속을 지키게 하고 싶었다

그러면 언젠가는 남들 다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저녁에 ..

시집간 딸 첫 생일은

친정에서 알려주는 거라면서

친정부모님이 케익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그 자리에서 남편은 내 손에 반지를 끼워 주는 식을

우아하게 잘 치루었다

 

그리고 몇달이 지나 시어머님의 생신을 치르고 난

어느날...

그날따라 어머님의 심기가 불편하셨는지

내게 냅따 소리를 지르신다

"내 반지는 왜 안해주냐?"

" 넷?? 뭐..뭐.. 뭔 반지요??"

"니 생일에 아범이 니 반지 해주면서

내 생일에도 반지 해준다고 했는데 왜 안해주냔 말야??"

" 아범이요? 아범이 해준다고 했어요? 언제? 

그럼 아범한테 말씀 하시지요?"

" 아범한테 말했는데 아직도 안해주니 그런다."

하시면 방문을 탁 닫고 들어 가신다

 

번개맞은 것 같은 황당한 일을 갑자기 당하고

얼마나 놀랬던지...

잠시후에 곰곰 앞뒤를 생각해 보니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남편이 그런 말을 해놓고 수습을못하고 있으니

어머니가 시댁식구들의 전화통을 불나게 했을 것이며

그 때마다 내가  남편 꼬득여 어머니 반지를

해주지 못하게 한 장본인이 되어 있었나 보다

그러니 어머니가 내게 분노하시는 거 아니겠는가?

 

결혼할 때 알 반지 하나도 못해주신다고

미안해 하시며 남편더러

"니가 살면서 해줘라" 하셨는데

10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다니...

 

난 그때만 해도

5만원을 주면 남편이 5만원 정도는 보태서

조그만 알이 박힌 반지라도 사올 줄 알았다

어머니께서도 알 반지 못해주신 걸 내내 미안해 하시길래...

 

그런데 주변머리 없는 남편은

내가 준 돈 범위에서 살려니 이것 밖에 없다면

멋대가리 없는 18K 반지 하나 끼워주고

이런 날벼락을 맞게 했다

 

그 사건이후로

난 아직

다이아몬드반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고 살아간다

 

20년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만 안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