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3월 ..........내나이27살이었다
하던일을 그만두고 온종일 방바닥과 씨름하며 나날을 보내던중..
어찌어찌하여 컴퓨터를 배울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컴이라고는 부팅도 못해봤던 나는 내심 걱정,두려움이 앞서긴 하였지만
더나이들기전에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기로 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다니다보니 어느새,
내이름 하나 치는데도 힘겨워했던 내가 어언 한달만에
채팅을 할수 있을만큼의 자판실력을 갖게 된것이다..
그것이 발단이었다....
그때가 아마도 채팅붐이 시작되던 때였던것같다...
하라는수업은 뒷전이고 오로지 채팅에 빠져 헤어나올수가 없었던 나를 비롯한 여러사람들...
여기저기 채팅의 재미를 한참 즐기던중
우연히 '남남'이라는 아이디의 한사람을 알게 되었다
서로를 더 많이 알고싶어였을까?
운명처럼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일까?
매일매일 다시만날 시간과 채팅방을 약속하며, 우리의 이야기꽃은 끝없이 이어져만 갔다...
지금생각해보니 집에 컴퓨터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마도 곧잘 밤을 지세우지 않았을까 싶다...^^
학원에서는 채팅...
집에서는 전화...
그렇게 한달보름을 지내온것 같다....
갑작스럽게 불어난 전화요금에 어느덧 나에겐 날벼락이 떨어졌으며,,,
미운오리가 따로없던 처량한 신세의 처지가 되고 말았던것이다...
하지만 끓어오르는 희망이 있었으니...그건 바로 사랑이었다....^^
어느덧 우리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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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을 알고나니 무한정 채팅하고싶고...
채팅하다보니 목소리가 듣고싶고....
목소리 듣다보니 얼굴이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였던가....?
아니나 다를것이 우리는 두사람다 서로를 너무나 그리워하며 보고싶어함에
뜻을 하나로 뭉쳐 드디어 실물대면을 해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비록 그동안에 직접적인 만남이 없긴하였지만 오랜전화통화와목소리
그리고 사진과 이야기로 우리는 서로 충분한 깊이속으로 들어와 있다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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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5월 우리는 만났다....
얼마나 머쩍스럽던지....어색해하던 나에게 그사람이 내손을 꼭 쥐어주었다...
실물과 사진이 좀 다르긴 했어도 그다시 이상하진 않아서 참 다행스러웠다...
우린 분위기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먹고 커피까지 먹었다...
그런데 이사람이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고 하는것이다...
어딜가나 하고 지켜보았더니...다름아닌 비디오방..............
순진한 나는 ‘설마 뭔일있겠어?’ 하며 쫄랑쫄랑 따라들어갔다..
한참동안 우리는 영화속으로 빠져 이야기가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몇 번...
이사람이 캔음료를 따서 콸콸 마시더니 대뜸이러는 것이다
“자 이제 약속대로 키스하자~~응?”
“싫어....일방적인 약속이었잖아”
“무슨소리야 하기로 해놓고...우리 해보자 응?”
“싫어~~무서워”
“아니야 그럼 뽀뽀만 할께..진짜로...”
“그래두~~~~”
“오빠 오늘 뽀뽀못하면 집에 못간다...”
한참의 실갱이끝에 나는 두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리고 코앞에서 그사람의 스킨의 향과 파르르 떨고있는 숨소리를 들으며
‘이사람도 꽤나 긴장을 하는구나...’하며 뽀뽀가 아닌 키스의 세례를 받고 말았다...
첫키스였다............
그날 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하늘로 붕붕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론 그 엄청난 키스를 해냈다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였고,,,
아뭏튼 복잡한 감정 참 묘하다는 것 밖에...
지금 우리는 결혼을 하여 슬하에 이쁜공주님을 하나 두고있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재미나게 잘 살아가니,그때의 추억 또한 더 값지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