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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키스의 추억


BY 솔향기 2005-02-22

사랑하는 이에게 받는 키스는 말그대로 달콤하고 감미로울것이다.

허나 대개 첫키스란 너무도 생뚱맞고 어이없이 지나가게 마련이다.

'자 이것이 첫키스야, 준비됐지?'

누가 이런식의 첫 신호를 보내며 첫 키스를 하겠는가?

나 역시 그것이 첫키스였구나, 새삼 반추해보면 어이없고 참으로 생뚱맞은 기억이다.

물런 그 상대는 지금의 남편이 아니였으며, 지금은 생각도 잘 나지 않는

까까머리 대학원생의 풋내나는 스킨십 정도로 취부될만큼 내겐 너무도 약했던 첫 키스.

그날,

그 대학원생은 결혼한 친구의 들놀이를 서야 한다며, 집에서 잠자고 있는 날

밤늦게 불러냈다.

소개팅으로 만난 뜻뜻미지근 두살 연상의 남자.

크게 맘에 둘만큼의 매력도 느끼지 못하는 그 남자는 지독한 애연가였다.

좋게 말해서 애연가였지, 꼴초도 그런 꼴초가 있을까.

아마도 내가 그때 그 친구에게 끌리지 않았던게 담배연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대면 대면 몇번의 만남을 갖던 우리사이에

밤늦게 나오라는 전화는 그리 썩 반갑지 않는 주문이였다.

그러나 그 또한 남의 기분을 세심히 챙기는 스타일일 아니였으므로

최면과 얼굴을 생각해 친구들 모임에 나갔던게 화근이라면 화근일까.

늦은 술자리를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내게 급습한 풋내기 스킨쉽.

그렇다.

그날 그는 그렇게 내게 첫키스라는 불명예스런 낙인을 찍어주었다.

첫키스를 도둑맞고 왜 그리도 기분이 찝찝하고 언짢던지

그일로 인해 좀더 가속도가 붙은 우리사이의 장벽은

두어달을 채우지 못하고 각자 이별을 고했다.

아니 이별을 고했던 쪽이 나였다고 해야 맞을까.

지금은 어디서 가정을 꾸리고 살지 ,

지금도 그렇게 애연가인지  갑자기 궁금해지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