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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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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오빠 이야기.


BY 도영 2005-02-16

세살위인 친정 오빠는 집안에 기둥이고 우상 이였다.
반대로 바로 밑에 딸인 나는 오빠의 반대 입장 이였다.
오빠는 부모님이 설정 해준 타이틀에 맞게
장남으로서 대접을 받으면서 자랐고.
나는 환경에서 오는 무언의 세뇌를 당해서인지
차별에 대한 불만 따위들은 염두에 두지를 않고 성장을 했다.
적어도 어릴적에는 말이다..

남들은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아이를 키우면서 친정 부모의 대한 고마움에
뒤늦게 철이든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 반대였다.
내 아이를 낳고 내아이에게 정성을 쏟으면서
친정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불거져 나왔다.지금은 아니지만..

우상 답게 잘난 내 오빠는 손재주가 참 많았다
예술적 기질이 다분해 오빠 손에 가면 뭐라도 뚝딱 만들어지고는 했는데
특히 그림을 잘그려 강원도에 큰상이란 큰상은 죄다 휩쓸 정도로
손재주가 만만치 않었다.
그런 재주 많은 오빠를 바라보는 자랑스런 기특함이 아버지의 눈에서
뚝뚝 떨어졌고 나와 내 동생들도 오빠는 두려움의 대상 이였고 어려운 존재 였다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탓인지 오빠의 타고난 성품 탓인지.
오빠는 매정 하고 권위적이여서 오빠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면
우리는 두려움에 고요하니 숨소리와 발소리를 죽여야만 했다.

그런 대단한 오빠는 사업 또한 대단하게 했다.
논팔아 밭 팔아 서울로 올려 보내지는 오빠의 사업자금은
아버지는 아까운줄 몰라했고 나는 결혼해서 포항 땅에 살아서
그 내막을 수년전에 오빠가 부도 나면서 알게 되었다.
오빠가 부도 냈다는 말에 누이인 나는 솔직히 가슴이 아려 오지를 않았다.

오히려..""부모 형제한테 그래 냉정 하드만 ..덕을 쌓지를 않트만 결과가 그거냐?'"

마음속에 순간적인 반발이 내 세치 혀에서 튀어 나왔었다..
그렇게 세월이 수년 흘렀고 잘나가던 오빠는 택시를 몬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오빠가 택시를 몬다는 그시기에 내게 이상한 행동들이 돌출 되기 시작 했다.
서울 여동생이 하루는..

""언니.. 오빠가 택시를 몰다보니 백원이 이래 귀한줄 몰랐데.. 손님들이 일이백원 잔돈들을 받아가지 않을때 그 손님들이 그래 고맙더래..그 잔돈을 한달 모으니 십만원 거금이 되더래..""

동생 한테 그소리를 듣으면서 오빠가 부도 났을 당시에 아리지 않었던 마음이
아려 오기 시작 하면서 그날부터 택시 기사님들이 예사롭게 보아지지질 않었다.
간혹 가다 택시를 타도 ""잔돈 됐습니다..하면서 잔돈을 받지 않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 했다
내게는 천원이 없어도 그만이지만 택시 기사님들은 한달 모으면
애들 학원비는 되겠지..하는 마음도 생겼고 그보다
잔돈 챙기는 오빠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잔돈을 받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설을 쇠러 시댁을 간김에 ..
고등학교 들어가는 둘째 시동생 딸내미 에게 교복 값을 가방에 찔러주고 나오는데
오빠 딸내미의 학비가 떠올랐다.
며칠전 여동생이 "올케언니가 많이 힘드나봐..택시 몰아서 먹구 사는것도 안된데..언니 나 ..오빠 보다 올케 가 안되서서 나도 넉넉치는 않치만 이달 생활비 라도 보내줘야겠어..""
그때 나는 분명히 여동생 에게 그랬다..
'"나는 안할거야.'"단호히 안하는 이유를 댓지만 그것도 며칠 못가서..무너지고
오늘 오빠 딸내미의 고등학교 입학금과 등록금을 부치고 돌아 서는데
묘한 슬픔과 그 어떤 아이러니가 교차되는 순간 이였다..
여동생 에게 전해 주라고여동생 통장으로 입금을 하고 전화를 했다.

'"얘..기분이 참 묘하다..삼십년전.. 이맘때도 비가 내렸었지.그때 나는 중학교 입학금 벌려고 건빵공장에 다닐때였고 오빠는 중3이였었지 .그날.. 비가온 그날 말야 내게는 우산이 있었는데 길에서 오빠 가 친구들과 교복을 입고 비를 맞고 가는거야..그래서 내가 오빠 우산 써..아는척 했더니 오빠가 공순이인 여동생에 남루한 사복 차림이 창피해 저리가!! 소리치며 날 떠밀더라..그런데 나는 그 오빠의 딸에게 학교 입학금과 교복 값을 입금 시키고 돌아서니 묘한 기분이 들수밖에..오늘도 삼십년전 그날 처럼 비가 오네..흠.""

비가오니 별게 다 글로 쓰여지는군요.
친정 오빠 요즘은 서울 시내 버스 기사로 다시 새인생 시작 했다네요..
오랫만에 저도 버스를 타고 헬스를 가렵니다.
버스 기사님께 ""수고 하십니다~~~""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쑥쓰럽지만 ..내 오빠가 생각 나서.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