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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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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곰탱이


BY 동해바다 2005-02-05

병원 한번 가는 것이 정말정말 싫다.
엎어지면 코 닿을 듯한 병원들이 즐비한 시내에 살건만
남편과 아이들에게는 아프면 얼른 병원가보라고 말하면서
정작 내 자신은 대충 지나가버리는 식이다.


감기한번 걸리지 않는다고 호언장담 하던 나도
이제 나이가 들수록 하나둘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간다.
약 냄새가 싫어 웬만하면 몸으로 떼우곤 했던 날은 이제 물건너 갔나보다.


소화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가끔씩 체해 속이 더부룩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위가 쓰리다는 사람들을 보면 그 증상이 어떤건지
나도 좀 쓰려봤으면 하는 철딱서니 없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병원에 한번 입원해 봤으면 하는 우리 아이들의 말처럼....

 

신경성인가? 하고 남편 앞에서 한번 내뱉었더니
화를 버럭 내면서 말을 함부로 한다고 하였다. 아니 그게 화낼 일이던가.

주부들에게 다가오는 병의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라 한다.
참고 또 참고...
굶고 또 굶고...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을 경우  아무것도 입에 넣지 않은 날들이 참 많았다.
음식이 들어가면 목에 걸린 것 같아 집어 넣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그러다 몸 망가진다는 말을 했지만...
알면서도 곡기를 끊었던 미련 곰탱이였다.

 

미련곰탱이가 생전 처음으로 수면내시경이라는 것을 찍어보았다.
속이 더부룩하고 메슥한 것이 꼭 입덧과도 같았다.
배고파 무엇인가를 먹어도 목에 걸린 것 같고 영 속이 답답해 이번엔
큰 맘먹고 병원을 찾아 갔던 것이다..

 

겁도 나고...
위 속으로 들어갈 호스를 보니 무섭기만 하고....
구강내 마취를 하기 위해 물약 한모금을 입에 물고 있으니 입안이
저리저리하다.

그냥 눈 딱감고 하라는대로 하고 나니 다 끝났습니다 한다.
세상에 이렇게 간단한 것을...
약기운으로 인해 잠시 수면을 취하라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든것 같다.
30여분 자고 일어나 진료실의 의사선생님과 대면을 하니
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결과를 알려주신다.

 

이렇게 하고 나면 시원한 것을...
나는 내 건강에 장담을 하면서 병원한번 가 보질 않으며 지내왔으니...
얼마나 미련스러운 짓인가.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하며 자신의 몸을 스스로 체크할 줄 알아야 할텐데
일일이 자기몸 건사할 주부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싶다.
무료건강진단을 해 준다는 것도 거부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던 미련곰탱이..

 

내나이가 마냥 청춘이겠는가.
아무리 건강하다 자부한다 한들 오래쓰고 나면 닳게 마련...
쉬이 생각지 말자...

 

아침방송을 보면서 출연자가 말한 멘트 한구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보약좀 해 먹고 네 몸 네가챙기라는 친정엄마의 말씀에도
우이독경식으로 흘려듣고 말았으니...
이것이 불효아니고 무엇이던가..

 

이젠 정말 무슨일이 있더라도 굶지말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일단 먹고보자..

 

정말 미련스러운 짓은 하덜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