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항상 그림자요, 어둠의 세력이란 호칭이 따라 다니는 정체불명의 옥자!
아무리 머리 감고 화장빨로 가려도 그 칙칙한 세력은 유성 온천에 가서도 힘을 잃지 않았으니...
달거리를 핑계로 절대로 그 까만 옷 벗지 않더라.
오호통재라! 일곱 명 중 세 명이 마술에 걸려서 대동단결하여 등 때 밀려던 요원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아쉽다. 경옥이 목욕탕에서 보일려고 깜장 브라자에 깜장 빤스로 무장하고 왔는디... 원통하다. 하지만 나는 갔노라, 봤노라, 알았노라. 경옥의 신체적 비밀을!!!
암튼, 옥자를 못 벗긴 것이 한이로다. 어둠의 세력을 밝은 세상에 벗기기가 좀 어렵겠니?
그래도 동창회 때와는 달리 머리도 파마하고, 무스탕에 버버리 목도리까지 두르고... 최소한 노숙자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혼자 다니면 불안하다. 우리가 떼거지로 붙어 있어서 그냥 여자로 봤을거다. 옥자를 애기 때부터 이모라고 부르는 우리 작은 딸은 아직도 종종 진지하게 묻는다.
"엄마, 옥자 이모, 여자야, 남자야?"
난 항상 그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한다.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옥자도 희자처럼 커밍아웃해야 한다.
그 길만이 참된 삶의 지표요, 인생 역전의 절호 기회인 것이다. 혹시 아니? 그래서 시집이라도 갈지...
평생 백수로 잘 살기가 인생 최대의 목표요, 생활 철학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다른 길이 있을까 회의하여 철학도의 길을 걷다가 급기야 약간의 사주관상을 섞어서 어린이 철학교실을 열었는데...
거 봐라. 니들도 껌뻑 죽었지.
아이들에 대한 성찰과 분석과 판단. 진짜 칼 같지 않던?
그래서 명실공이 어린이 철학계의 대모인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꼭 철학을 가르쳐야한다.
왜?
그래야만 엄마가 개똥철학을 안한다.
조급한 세류에 휩쓸려 다니며 아이들 들볶지 말고 딱! 철학 하나 가르치면 자기 성찰과 비판, 반성, 한꺼번에 다 되서 자기 앞 길 스스로 잘 헤쳐 나간다.
그날 밤, 그 어둠의 세력이 빛을 발하던 거 봤지? 밤이 되면 어둠의 세력이 힘을 얻어 밝음을 장악하고 세력을 뻗힌다. 그날 옥자의 이빨에 압도당했던 앗찔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자. 그리고 그 어둠의 세력을 확장시키자.
뭐라구?
화장시키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