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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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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수다, 왕인정, 왕눈물


BY 루나 2005-01-24

다음주 월요일에는 학생들이 개학을 한다.

나야 언제 어디로 나갈지 모르지만 어쨌던 방학은 한주가 남았다.

이번 방학에는 이방인처럼 낯선 곳에서 긴 휴가를 보내어야지 한 계획은

애당초 수나미로 일찍 종지부를 찢고. 또 책들을 읽어야지 한 계획은

1월 중반으로 접어들어서야 시작되었다.

 

얼마전에 이사온 바로 옆집의 아줌마가 서울을 갑자기 다녀오면서 사온 조엘, 화상을 입은 꼬마가 숫한 고난 속에서도 굿굿하니 잘 자라나는,

본인과 가족들의 힘겨운 과정을 눈물겹게 읽을수 있었고 ,

 

그 다음은 우리는 사소한 것에도 목숨을 건다

이 책은 얼른  읽고 가장 빨리 읽을수 있는 친구에게 빌려주고는

책을 사기 위하여 책방마다 전화를  하여 보았다.

이곳은 책값이 한국에서 사는 값의 2배 반이나 되는  거금을 투자하여야 하지만. 또 영어판으로 사서 아이들에게 읽히기 위하여 주문하였다.

아마 난 2권을 사서 한권은 이웃으로 돌리고 한권은 화장실에서

시작하여 이곳 저곳 장소를 옮겨가며 아무 페이지나 펼쳐지는

대로 편하게 읽고 또 읽을 것이다.  

 

또 한가지 하여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못하여 난 졸지에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지난 학기에 처음으로 나간 학교에 제니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겠노라고 주소를 얻었는데 실수로 

잊어버리고 말았다. .

사실 카드가 아니라 예쁜 편지지에다 편지를 적어 보내어 주고 싶었는데.

 

그곳은 먼저 나가던 학교와는 달리 학기 중간에 2주간 수영강습이 있었다.

학급이 레벨 1,2,3로 나누어져 있어 각 레벨별로 시간을 나누어 뻐스를

타고 수영장에 가면 수영코치들이  각 수준에 따라 강습을 시켰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갈수 없는 학생들은 부모님의 동의서를 갖고와

학교에 남아 있기도 하였다.

 

수영렛슨이 시작한 첫주 금요일, 교무실 앞의 소파에 이 앉아

있는것을 보았는데  점심시간, 같은 테이블에서 막 점심식사를

시작하던 교장이 갑자기 하는 소리에 쏜살같이 뛰어 나갔다.

그리곤 몇몇의 선생들이 빠른 동작으로 움직였다. 의무실에서

긴 메트를 가져오고 벼개를 갖고오고.

 

조금 넓은 복도 공간에서 탄은 뒹굴고 있었다.

25 분간이나. 마치 잡히지 않으려 결사적으로 뒹구는 거친 악어의

움직임 처럼 느껴졌다. 

처음으로 보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고 가여워 내 안으론

계속 꿀꺽꿀꺽하는 소리와 함께 눈물을 넘어가고 있었다.  

 

앰블란스가 오고 또 그들이 부른 다른 앰블란스가 왔다.

깨어난 탄은 병원을 가지 않겠다고 저가 좋아하는 선생의 품에서

울었지만 결국은 앰브란스에 실려 병원으로 갔다.

다른 반에 있는 그의 남동생과 함께.

 

전에는 아주 잠깐 2번에 걸쳐 아픈적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번엔 너무나 심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주,  매일같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지만 아팠다. 매일 앰브란스가 왔고, 또 되돌아 갔다.

병원가는 것은 정말 싫다하여. 

 

어떤 날은 나와 함께 다른 학생과 시간을 보내는데 아무래도 교실은

책상이 많아 걱정이 되어 도서실에서 있었는데 의자를 뒤로 장난하는

것처럼 꺼덕꺼덕 하더니 넘어지면서 아프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무섭고 황당하였던지. 발로 찬 의자에 무릅위가 시푸렇게 멍이

들기도 하였는데 내가 볼때는 뭔가 간질병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종류가 조금은 다른듯 하였다.

 

같은 반 친구들은 다 수영을 갔는데 남아있다는 것에 기분이 나빠지고

그러다 보니 우울하여지면서 일어나는 것 같았다.

다른 선생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였다. 수영강습이 끝나는 날까지는

겁이 많은 난 매일 긴장속에서 있었다.

수업에 들어가도 계속 그 아이의 상태를 주시하여야 하였다.

 

그중에 한 한국학생이 그의 옆에 항상 함께 있는 것을 볼수가 있었다.

언젠가 한번 같이 기차를 타고 갔는데 얼마나 말을 쉬지 않고 하는지

완전 수다장이 인줄만 알았는데 쉬는 시간도, 또 탄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사무실 옆의 작은 강당에 있으면 와서 확인하고 가기도 하고.

점심 시간에도 다른 친구들은 그룹별로 모여 놀기도 하는데 그 아인

계단에 혼자 앉아있는 탄옆에서  같이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정말

탄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이웃이였다.

 

그리곤 탄이 아플땐 마음이 아파 학교에 오지 말라고 집에 있으라고

자꾸만 반복하여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였다. 베트남에서 이곳으로 온후 엄마는 재혼하여 다른 먼곳에서 살고 할머니와 함께 이모네서 산다고 하였다.

 

수영강습이 끝나는 금요일,

그날은 베트남에는 스승의 날이라고 아침에 케잌을 두박스나 사와

냉장고에 넣어 달라고 하였다.

점심시간, 선생들에게 사온 케잌을 나누어 드리기 위해 흥분하여

뛰어다니더니 한참후 사무실앞에 와 앉아 너무 피곤해요 를 몇번

큰소리로 외치더니 다시 아프기 시작하였다.

지난 금요일과 같이 긴 시간을. 마침 제니가 수영을 다녀와 탄을  찿으러

사무실로 왔다가 아픈 것을 알고는 주위를 전혀 의식치 않은채 엉엉

큰소리로 울고 있었다. 

탄은 아파하고, 제니는 울고.

톰보이처럼 생긴 가시내가 어찌 그리 인정과 눈물이 많은지.

 

그리고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는 스페설 의사를 만난다고 결석을 하였다. 

의사한테 처방받은 약 덕분인지, 아니면 모두 함께 있어서인지.

다행히 아프지 않고 잘 지냈다. 본인이 조금 힘들면 사무실로 와 

조퇴를 하기도 하고.

우리 모두가 볼 때 그 앤 알수없는 병과 함께 사랑에 굶주려 있었다.  

그러나 제니 같은 착한 아이가 함께 있어 너무나 감사했다.

 

이제 한 텀만 지나면 그 아이들은 각각 자기네가 사는 집 가까이에 있는 

중학교로 옮겨가게 된다.

이곳은 지역 중학교를 들어가기전, 호주에 처음으로 오는 아이들이

전과목을 영어로 익히기 위하여 거치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더 성장하면서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정말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개학하면 먼저 제니의 주소를 알아 늦게라도 편지를 써야겠다.

너의 예쁜 마음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얼마나

큰 위로와 사랑을 느끼게 하는지,

또한 너가 한국인 인것이 내겐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넌 모를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