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49

삽겹살에 소주 한 잔(노래-바늘)


BY 바늘 2005-01-15

\" target=_blank>삽겹살에 소주 한 잔!

 

퇴근 후 부담없는 간단한 술자리~

 

삼겹살에 소주 한잔 나누자던 약속이 무에 그리 어려운지 한참을 벼르고 별러 드디어

엇그제 퇴근 후 옹기 종기 전 직장 후배 서넛과 자리를 함께 하였다.

 

콜센터 특성상 주로 상담원이 여성이고 남자 상담원은 드문데 몇 안되는데 남자

상담원들중 큰 누나 아니 어쩌면 막내 이모쯤 될 나를 잊지않고 회사를 떠나

이직을 하여서도 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로 가끔 안부를 전해 오는데

 

마침 새직장으로 옮겨 첫번째 맡아 수행한 업무에서 실적급을 별도로 받게되어 

삼겹살에 소주한잔 조촐하게 건넬 정도로 하얀 봉투에 담겨져 나왔기에 그참에 미뤄왔던

약속을 부랴 부랴 서둘러 연락을 취하였다.

 

전에 다니던 콜센터  창업 1기생, 입사동기 해달아빠~

 

삼십대 초반의 나이였던 해달아빠를 만났을때 갓 결혼한 신혼초였고 세상에 아직

해달이는 태어나지 않았었는데 그사이 해달이가 태어나 다음달에 돐잔치를 한단다.

 

만난 자리에서 해달이의 방긋웃는 모습을 디카로 찍어 초대글과 함께 올린 돐잔치

초대장을  받았었는데 정말 이름처럼 훤하고 이뻤다.

 

콜센터에서 수행하는 업무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나겠지만 수많은 고객과의 통화로

머리가 터질것 같은 상담원일은 정말 자신의 성질은 누르고 눌러야 하는데 자칫

남자 상담원들은 그 불끈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여

고객들과 의 언쟁으로 불씨가 튀어 오르고 그러기에 중도 퇴사가 다반사인데

그래도 그 와중에 해달아빠는 다른 남자 상담원들 보다는 꽤나 오래 근무를 한편이었다.

 

요즘 하루 보통 300건이 넘는 통화를 수행하면서 냉냉한 거부가 거의 반이고 나머지는

신호음만 반복되는 무응답, 팩스,자동응답,방학중이라 자녀들이 받는 부재중이다.

 

부글 부글~

 

세상 쉬운일이 어디 있을랴~~

 

해달아빠는 그간 퇴사를 하고 일년간 아홉곳이나 되는 콜센터를 옮겨 다녔다고

했다.

 

심장에 이상이 있어 육체적 힘든일은 할 여건도 아니고 그나마 해온일이라 콜센터

상담원일을 찾아 이직을 계속하였는데 이상하게 가는곳 마다 여의치 않아 옮기고

또 옮겼으며 작년 한해는 자신에게 있어 최고의 해였고 또한 최악의 해였단다.

 

이쁜딸 해달이가 태어나 기뻤던 한해였고 잦은 직장 이직으로 최악으로 힘든

한해였다고 했다.

 

새직장에서 한달간 수행한 업무에서 받았던 성과급으로 힘들고 지친 후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이야기를 하고 참으로 행복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어떤 희망의 구체적인 대안을 주지는 못했을 지언정

인생의 선배로 또한 같은 업종(?)에 근무하는 동료로 애환을 토로하면서

백일때 변변한 사진 한장도 찍어주지 못하여 이번에 첫 돐잔치를 하게 되었다는데

그자리를 빌어 헤어져 있던 동료들과도 연락을 취하여 만나자 약속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생이란 삶의 무대에서 가정의 아내로 엄마로만 지냈다면 유행가 노랫말의 한 소절

처럼 이제와 새삼 이나이에~ 직장 후배들과 삽겹살의 소주한잔이 가능했을까?

 

이번 겨울은 왜 이리 추운지 모르겠다.

 

을씨년 몸살 기운도 종종이고 점점 하는일도 너무 버겁다.

 

하지만 그래도 그럴지언정 타오르는 촛불이 되어 딸 에게도 아들아이에게도 때로

직장 후배에게도 반짝이는 불빛이 되어 줄 수 있음이 또 행복이여라~

 

 

ps--삼겹살 소주 한잔에 어울릴것 같은 바늘이 노래 올려 보았습니다. 잘하는 노래는

아니지만 ... 주말 근무가 없는 토요일이라 느슨하게 에세이방으로 마실나왔네요~

 

에세이방 여러분 새해 복들 많이 받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