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야~우리 바람좀 쐬러 가자" "왠일이냐 바쁜 너가" 일년 내내 쉬는 날없이 농원 하는 친구가 요즘들어 몸이 너무 아퍼서 병원을 다니는데 금쪽같은 시간에 병원만 다니는게 너무 아깝다며 이박삼일 정도 제주도라도 함께 다녀 오잔다. "와우~! 아쭘마~세게 나오는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무신 제주도여 미쳤떠!" "야 너무 그러지마라~이 언니가 시골생활 6년만에 모처럼 시간나서 부탁하는거야 나 이제 또 일 시작하면 언제 시간날지 몰라..그러니 신랑한테 말 잘해봐서 다녀오자 응?" "츠암나 이눔의 가스나가 나는 말한마디하면 다 되는줄 알어그냥.." 고생스럽게 일하는 친구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기가 뭐했던지 아니면 올한해 마음 고생한 내가 안쓰러웠는지 남편은 쉽게 허락해 주었다. 간큰 남편.. 이쁜 마누라를 감히 홀로 보내주다니..하하.. 날 너무 믿는 구석이 있단 말이야~~ 흠...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파악하기 힘든 이 묘한 분위기...^^;; 며칠 후..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와 공항에서 만난 우린 여행사와의 약속 시간을 기다리며 찻집에서 커피 한잔을 홀짝이고 있었다. 16살에 만난 단짝 친구 우리들의 수다는 언제나 재치있는 유머로 늘 진지하다. 비행기 탑승시간이 다 되어가서 줄을 서있는데 표받는 사람이 모라고 궁시렁 거린다. "모라는겨?" "비지니스석 먼저 나오래" "우린 안 비지 하니까 천천히 타자구나.." "큿 그래..^^*" 비행기를 타고 있는 비행?주부인 우리들은 페케지 여행인지라 20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움직여야만 했다. 6명의 멋쟁이 할머니와 젊은 부부와 연인들 그리고 우리와 같이 단둘이 온 젊은 아가씨도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 중에 민첩하게도 우리들의 레이다에 잡힌 멋쟁이 두 커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이박 삼일 여행이 끝날때까지 우리들의 관찰대상이자 시기대상이 되었다. "아~~무리봐도 부부사이 같지 않단 말이야~~" "음..여자들이 넘 젊지?" "남자들은 분명 50대에서 60대초반 같은데 여자들은 우리들 또래같어.." "그러게..." 우리 둘은 여행하냐 그 사람들 관찰하랴..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왜케 바쁜건지원...^^* 빡빡한 일정속에 짧은 하루를 보내고 우리 둘은 리조트 안에 있는 해수사우나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캬~해수사우나 참말로 좋네~" "그러게.." "그나저나 이 매끈매끈한 피부 아까워서 어쩐다냐.." "왜?" "왜기는~~영양가없이 너하고 둘이 자니까 구러지이것아~이건 비극이야.." "푸하하..동감이다" 둘은 마치 수학여행온 십대 소녀들처럼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며 그렇게 제주의 밤은 소리없이 깊어만 가고 있었다. 얼마만의 자유인가...얼마만의 여유인가... "자다가 외롭다고 너 내 침대로 덮치지 마라" "너나 오지마라..우리 서로 남편도 없는데 지킬건 지키자구.." "그려.." 푸하하하.. 제법 아줌마라고 야한 농담도 서로 잘도 주고 받는다. 다음 날 다시 관광차에 오르면 우리 둘은 또다시 어제처럼 뒤에 앉은 부부들을 관찰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녀 아무래도 한팀은 부부같아.." "웅 그러게 어제는 모자를 써서 잘 몰랐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나이가 들어보이네.." "근데 한여자는 아무래도 젊어보여 그지??" "응....마져.." "대화도 좀 어색해.." "아마 남자가 돈이 많은가벼.." "야 돈많으면 제주도 오겠냐? 더 좋은데 가쥐?" "그런가? 그래도 올수도 있지몰~" 둘은 소곤소곤 궁시렁 궁시렁 나직한 목소리로 서로 묻고 답하느라 가이드 설명은 안중에도 없다.. 25년전 짝꿍할때부터 우린... 선생님 말씀 안듣고 이랬던 것 같다..ㅡㅡ;; "이휴~ 참 이상하단 말야.." "뭐가.." "내가 하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로맨스일거 같은데.. 남이 하는거 보니 영락없이 불륜이네 그려....." "그래도 혹 모르지 내가 하면 정말 로맨스일지도...^^~" "그럴까? 한번 해봐?" "그려 함 해봐!." "음....그럼 위험한거니까.. 친구! 너가 먼저 해봐.." "에이~ 모험심 강한 너가 먼저 해봐.." "아녀~ 이쁜 너가 먼저 해봐..." . . . . . . "에라이~~집어치라 이것아~@$@#$.." ㅎㅎㅎ^^* -- 작가방을 사랑하시는 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사랑하는 남편과의 멋진 불륜과 로맨스 동시다발로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