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47

작은사랑 진한감동(35)부부싸움


BY 남상순 2004-12-18

내가 왜 부부싸움을 신바람나게 하고 싶어도 못하느냐 하면
단둘이 살던 신혼 5년간 이미 신바람나게 다 싸웠거든요?
평생 쌈질 할것을 그때 다 해버린 모양입니다.
말한마디에 기 싸움을 목숨걸고 했고
한발자욱 안지고 박박 대들며 싸웠죠
서로 길들인다고 무지막지 피터지게 싸웠네요 ㅎㅎㅎ

그런데...우짜다가 아이들을 낳아 키우게 되니까
아이들 앞에선 싸울 수가 없었어요.
물론 급할땐 아이들 앞에서도 불이 튀긴 했지만 ㅎㅎㅎ

게다가 직책이 목사이니 교인앞에서 싸울 수 없으니
위선자처럼 교회가서는 안싸운척 좋은척 해야하니 연극 연출 기술만 늘었죠?
씨원하게 싸울기회를 잃고나면 시들해서 참아버리고...

점점 득도를 했는데 싸운 후 서로 화해하는게 힘들어서 차라리 싸우질 말자...
하고 참게 되더군요 자존심 빳빳이 세우고 싸우다가 어찌 화해를 하느냐 말이예요.

그러다가 더 나이 먹어 손주를 보니 이젠 며느리 앞에서 쌈질할 수가 없자나요.
그래도 몇번 며느리 앞에서도 해버렸지만...히힛

이제는 정말 부부쌈을 못하겠어요

웬지 아세요. 요즘 아들네는 처가에 가서 살거든요?
거기가 더 좋은 모양입니다.
단둘이 사는데 서로 싸우고 자기방에 처박히면 화해의 기회마져 없는거예요.
그러니 싸우면 정말 웬수같이 되겠지 뭐예요.
얼마나 산다구...평생웬수라지만 생지옥을 만들수야 없자나요.

그래서 평생 이래저래 부부싸움 한번 신바람나게 못해보누만요.

그리고보면 결혼해서 곧바로 5년동인 정말 잘 싸웠어요
그때 쌈질 해보고는 제대로 못해볼줄 누가 알았겠어요?
실은 그 때 실컷 싸워서 지금 못싸우며 사는지도 모를일이죠.

부부싸움 많이들 하세요. 늙어지면 못하나니...
하지만 헤어질려고 싸우지 말고 함께 살려고 싸우세요
동기가 함께 잘 살자는데서 출발하면
터지고 깨져도 정답이 나온답니다. ㅎㅎㅎ

아니 난데 없이 웬 부부싸움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방금 한탕 했죠.

그리고는 금방 군고구마 만들어 코 밑에 바쳤더니
언제 싸웠느냐 하고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역시 나이먹으면 밥줄 사람 구박하면 지만 손해징!~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