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92

밥하는 아줌마


BY kgi62 2001-11-27

2001년 2월초 나는 밥하는 아줌마가 되기위해 파출소 식당에 취직을
했습니다.
슈퍼유리문에 붙어있는 아줌마구함이라는 쪽지를 보고 파출소 앞을
이틀 아니 한사흘은 서성거렸던건 같습니다.
다른일을 해보겠다고 좋은직장을 마다하고 2년동안 공부하는 남편
시험은 합격했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는건 아니였습니다.
땅이 꺼지라 한숨을 쉬고 집으로 돌아와 남편한테 물었습니다.
"여보, 나 계속 집에서 놀면 나 미워지겠지?
뭐 조금은 안섭섭하겠나.
"아니 이 무슨 날벼락 같은소리 아무리 퇴직금 받은거 야금야금
써서 불안하겠지만 나에게 저런대답을 하다니 나도 나름대로 속이
시커먼 숯이구만.
2년동안 팽팽 놀은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조금은 벌었는데
신랑이 너무미워서 마구마구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니 학원비라도 벌어야 겠기에
밥하는 아줌마로 취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남자들 밥해주는거 싶지가 않습디다.
전부다 집안의 가장이라서 그런지 대접받고 싶어하더라구요.
내속이 약간은 생속이라 남한테 싫은 소리는 용납이 안돼는데
가끔씩 생각없이 한마디 내?苛쨉Ⅴ?허파 뒤집어 지는줄 알았습니다.
어느날인가, 나를보고 식당아줌마 라는 호칭을 붙여서 부르는데
얼마나 서글프던지 나는 말 그대로 마흔살의 늙은 식모자리에
서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말한마디에 집에 돌아와 이불 뒤집어 쓰고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지 ....
저녁에 퇴근한 신랑 ,
"얼굴이 영 안좋아 보이네 왜? 무슨일 있어?
"난 정말 이렇게 살려고 결혼한거 아니쟎아, 왜 나보고 돈벌어 오라
고 했어 나오늘 무척 속상해.
"그래, 그럼 그만둬 이제는 내가 수입이 생기니까 마음대로해."
그다음날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말도 안됐다고 많은 분들이 말리더군요
못이기는척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계속하기로한 약속을 후회를 거듭하며 지급까지도 열심히 시장봐다
밥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11월말로 끝내기로 했습니다 잡지 마세요.
밥해주는 팔자를 밥 사먹는 팔자로 바꾸려고 하니까요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생활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미안하지만
나 정말 편하게 살고 싶거든요
내밥 맛있게 먹어주시던 아저씨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 밥하는거 사표 냈으니까 길에서 만나거든 식당아줌마
하고 소리쳐 부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