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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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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19 (겁없는 아내)


BY 올리비아 2001-11-09

7년전..

난 이미 자동차면허를 일찍감치 따 놓은지라
늘 언제고 운전할 기회만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대전사는 동생이 내 친구가
판다는 자동차를 사겠다며 우리집에 왔었다.

서울사는 둘째동생이 막내동생오면 그차타고
자기집에 와서 점심이나 같히 하자고 하길래

난 남푠 직장도 그 근처이기도 해서
선뜻 집을 나서며 남푠한테 전화를 했다.

"희영이하고 서울갈께.."
"운전은?"
"희영이 연수했으니까 걔가 하고 가면되지.."
"구래..조심해서 와라.."
"웅"

그렇게 전화를 끊은후..난 우선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주변을
마치 시승식이라도 하듯 동생과 함께 이곳저곳을 운전을 해보았다.

그렇게 연수 한번없이 집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보니 슬슬 운전하는 재미와 자신감이 생겼다.

"야 희영아 서울까지는 내가 몰고가고..집에 올때는 너가 하기로 하자."
"안돼..불안해..언니는 연수도 안 받았잖아.."
"참내 걱정 말라니까..나 여기서 몇번 운전해 봤어..가자.."
(ㅋㅋ뻥이다..주차장 주변만 몇바퀴 돌아 보았을 뿐이다...)

"그럼.. 내가 먼저하고 언니가 올때하면 안돼?.."
"안돼..가는길도 내가 더 잘아니까..넌 길이나 잘 익혀둬..."

이렇게 난 겁도 없이 꼬맹이들 뒷좌석에 턱 태우고는
운전키잡고 시동 확실히 걸고 폼나게 분당을 서서히 빠져 나오고 있었다.

몇번의 신호를 받고 가면서 점점 난
예상치 못한 두려움들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신호대기에 내차가 앞에 서면 어쩌나..
갑자기 녹색신호가 황색신호로 바뀌면 어쩌나..

아..그런데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동생이 있는 집은 강동구였기에 중부도로를 타기위해
판교구리 산업도로를 진입을 하게 되었다.

난 그 도로를 타면 오히려 운전이 편할줄 알았다..
일직선으로 달리기만 하면 되니까,, - -;;

근데 2차선으로 가고 있는 나를 추월해가는
우람한 화물차를 보면서 점점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우리의 용감한 티코가 그 험상궂은 화물차가 휙하고
추월이라도 하면 뒤집어질듯한 딱지처럼 휘청 거리는게 아닌가..

바람의 힘이 내 그리 셀줄은 과학시간이 아닌..바로 그때 알았다.흐미@
난 고 알량한 자존심으로 왕초보 주제에 좀 더 엑셀을 밞기 시작했다.

"우와..100넘었다..쬐만한게 제법 가는데..ㅋㅋ"
"언니..앞이나 보고 운전이나 해..아무래도 불안하다..
저기서 차세워,,내가 할래..."
(사실 좀 두려웠지만서두 예서 포기할순 없쥐..)

"괜찮아..걱정마...."
"어휴 내가 언니때문에 미치겠다.."

참내 운전하고 있는 나보다 더 긴장하고 있네..
허긴.. 보조석이 더 무섭게 느껴지긴 하쥐..
내 보조석 생활 몇년인데 그걸 모르겠노..
더군다나 쌩~초보가 운전하니 그 두려움은 배가 될수밖에...ㅋㅋ

이렇게 사실 나도 좀 두려웠지만서두
이만큼 왔는데 뭐.. 못갈거 있나 싶었다.

그런데 ..그.그게.. 아니었다..

그렇게 달리다 중부고속도로에 합류한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헉@@@@ ..클났다.."

강동으로 가려면 중부1차선으로 들어가야 빠질수 있는데.
고속도로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 1차선으로
도저히 도저히..비집고 들어갈수가 없었던 것이다. 흑흑..

에구에구..클났다.. 진퇴양난이 바로 이런때를 두고 한말이지 싶다..
후회를 했다..아까 동생이 한다고 할때 걍 못 이기는척하고 바꿔 앉을껄,,ㅠ.ㅠ

"언니..빨리 1차선으로 들어가야지.."(우쉬..누가 그걸 모르냐..)
"야.. 차들이 넘세게 달려서 못 들어가게떠~~."

"엥@@ 뭐..뭐라고....흠마..내가 언니때문에 미쳐미쳐.."
"차들이 깜박이를 키면 양보좀 해주지 왜케~ 세게 가는거야"
"그럼 고속도로에서 언니같은 왕초보 양보하라고 차가 서 있어줄줄 알았어?"
(헉@ 말되네..)
"야 뒤좀 봐봐..차오나 안오나.."
"알써..그럼 내가 들어가라면 들어가.."
"응"
"언니..들어가,들어가..얼른얼른.."

이런..갈려고 보면
그 멀리서 보이던 차가 왜그리 빨리 오는겨~(참내..환장하겠네)

내가 겁나서 눈치 보느라 못 들어가는건 생각도 않고
쌩쌩 지나가는 죄없는 1차선 차들만 눈 아프게 째~려보고 있었다..

"언니...이러다 서울시내로 가는거 아냐?"
(헉@@ 그.그러게.. 그건 안돼쥐...)

"야 희영아..아무래도 안 되겠다.
너가 뒤에 오는차 보면서 손으로 좀 수신호 좀 보내라.."
"뭐.뭐라구?..에구..내가 미쳐~~"- -;;;

이렇게 내 동생은 뒤에 오는차를 향해 손으로 허우적거리며
남들 알아 듣지도 못하는 수화(?)를 보내면서 그렇게 챙피함 무릎쓰며
이 언니를 위한 헌신적이고 눈물겨운 쌩~~쇼를 하고 있었고,

이런 긴박한 상황을 전혀모르는 뒤에 앉은 꼬맹이들은
즈 이모가 하는짓을 보더니 뒤에 무슨 구경거리라도 있나 싶어
녀석들 죄다 뒤돌아 앉아서는 뒤따라 오는 차들 바라보고 있었으니..ㅠ.ㅠ;;

아마 그때..우리 뒤따라 오던차들 그런 우릴보고 무쟈~~게 웃었을 것이다.

휴~~~~ 이 무신 망신이람..
내 이럴줄 알았더라면 썬그라스라도 쓰고 나올것을..ㅠ.ㅠ

이렇게 간신히 난 동생의 현란한 수화덕으로
진땀 마른땀 다 빼고나서 1차선으로 들어와서는
동생이 사는 강동으로 유유히.. 빠져 나올수 있었다..

"어휴~~ 내가 언니 때문에 정말 챙피해서 미치겠다..
"언니 오늘 운전..처음이지??"
"히히...엉"ㅋㅋ" (들켰당)
"@@@어이구..내가 바보지..내 목숨 언니한테 담보 맡기고 왔네.."
"야 너만 맡겼냐.."

이렇게 힘겹게 운전을 해서 동생네 집에 도착하니
서울에 사는 동생이 운전석에서 나온 나를보고 깜짝놀란다..

"어..언니가 여기까지 운전하고 왔어??"
"ㅋㅋ응..너 형부한테는 절대 비밀이당"
"내가 미쳐..언니..나 오늘 큰언니 때문에 챙피해서 죽는줄 알았어.."
"어허~~그만그만~~"^^;;;

에구..저여..
그뒤로 이사람 7년이 다되도록 운전대 한번 안잡고 산다는거 아닙니까여.
사실 저도 그때 말은 못했지만서두.. 무쟈게 겁 먹었걸랑여..ㅎㅎ

아...정말..체면이 말이 아니네..
하루바삐 7년전의 불명예를 어여 벗어야 될터인데..

수화 아니 수신호 능한자 앞뒤 태우고
이참에 기냥.... 차몰고 대전으로 함.. 내려가 뽀아??.^^




(그전에 대전댁(올리비아)이 썼었던 마지막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