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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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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레비 없어!


BY 천 정자 2004-11-22

내겐  이십년 지기  친구가  있다.

친구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알고 지내기만  한 사이인데도  어째  사는 모양새도 비슷해진다.

  이 친구 그림그리는 친구다.

결혼도  나보다  오년을  늦게하여  아이도  우리아이보다  어리다.

사는 곳도  내 차로  십분도  안걸리는 동네에서  산다.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문패가  얘들이름으로  이동간판만큼  큰  문패가  빙글빙글  돌고 있다. 바람부는 날 만. 유일한 거 또 하나 전화도  없다. 추가로  테레비도  없다.

 

  나는  그 친구에게  전화올까봐  수신정지를 했다.

그 친구의  손 전화요금을  아껴주기 위해서다. 유일하게  호출만 가능하게한  내 전화에  처음엔 황당해 하더니  나중엔  네 마음 알것 같다고  했다.

  가끔  그 친구가  생각나면  전화도  하지도 않고  불쑥  지나가듯이  그 집에 간다.

있으면 고맙고, 없으면  편지쓰고 오는  그 집. 가끔   잘  익은 홍시  몇개. 손바닥만한  텃밭에서  오는 서리  다 맞아도  푸를대로  더  푸른 상추를  뜯어  가끔 그  집에 간다.

 

 

  언젠가  급한  호출번호가  내 전화에 찍혀있다. 어지간해선  호출도  만만히  하지 않는 친구인데....

" 호출했어?"

" 야  우리  봉사하러가자!  그냥  물어보지 말고  그냥 와라"

 

   무슨일인가  얼른 갔다. 나에게  작업복을 입으라고 찢어진  청바지, 면  남방을  입으라고  했다. 내가  눈치로 짐작은 했지만  또 어디 벽에  메꿔 줄  그림이  생겼나보다  했다. 가보니 작은  시골의  어린이집  콘테이너 박스가  녹이 슬어 가고 있었다. 고민하던 차에  이 친구 눈에 띄어  얼른 하자고 다그쳤나보다. 영낙없이 그랬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한 이틀을 해야 할 것 같기에 눈빛이 걱정스럽게  보였는지 아무생각없이 칠만 하자고  겁도 없이 애기한다.

" 뭘  그릴건데?"

"  얘들. 날씨  좋은  날  소풍가는 얘들.."

"  좋지!"

 

  신나게  칠했다. 나는 아마추어니  넌  프로해라 . 옆에서  뭐라고  해도  그냥 칠만  하면 된다. 이게 다다. 작업지시가...

  점심때가  다 되면  둘이 동의하에  얼른  집으로  내 뺀다. 혹시  거나하게  목사님이  점심산다고  하면 골치다. 거추장 스럽게 설명도  필요할 것이고  무엇이 어떻고  저쩌고 할  테니

그냥   아침에 끓여논  된장찌게면 훨 가벼울 것이다.  이런  말도  꺼내 놓지않고  그냥 점심때는  집으로 간다, 묵시된  약속을 한 것처럼... 우리 둘은  이렇게  이십년을  지냈다.

 

  내겐 쉼터같은 그 곳,  아무렇지 않게 퍼질러 앉아  밤새도록  옆에 있어도 질리지 않는  그 온기같은 느낌을 가진  그 친구가  나를  만들었다. 권유하지도, 주장도 못한다. 그 친구는.

오히려 내가  세상살이에 밝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모른다고   오히려  당당하다.

  조금  늦게  배우면 어떠냐?

  조금  없으면  어때 ?

  조금  불편해두  살만  하더라...

  그냥  버텨내지기도  하고  견딜만 하면  되지...

   우리집  테레비  없는데도  옆집이  소리를  크게  틀면  다  들려.

   그  까짓거  정보  일찍 안다고  별 대수야.  다  알아도  별 수 없는 거 많더만!

   얘들 안 아프고  그렇게  자라달라고 기도하는 외에 꼭 한가지  더 있지. 땅도  안 아프게 해달라고, 땅이  가끔가다 끙끙거려....., 처음엔  무슨소리인가  했는데... 사람 아픈 소리를 똑같이  내고 있어......땅 아플땐  어느과  의사를  불러야 되냐?

 

  쿵 하는  그 무게를  감지한  그  질문에  아직  대답을 못했다.

요즘 웰빙인가  뭔 빙인가  온통 도배하는 것처럼 소리도  크다. 순 우리말로  참된  삶으로  번역하면  좋아할까? 인기가  있을까? 말도  한글로도  무색하리만치  종교적이라  부담스럽다. 어디서  많이 듣긴 들은 말인데...

 

  나는  우리아이가  컴퓨터를  사달라고  한다.

"사주지, 대신  집에 있는 테레비부터 없애자"

 아들놈  찔떡거리며 자기방으로 들어간다. 일년 전인데  아직  테레비 없애고   컴퓨터사라는 말을 안한다. 뭘  알고 있는건가....... 나는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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