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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36

마누라 주세요~


BY cosmos03 2001-10-27


남편은 무슨행사때마다 참 잘도 챙겨준다.
생일, 결혼기념일, 설..추석, 크리스마스 까지.
큰 선물들은 아니지만서도.
잊지않고 기억해준다는게 나로서는 너무 고마운거다.

그해는 유난스레 선물을 준비하며 말도 탈도 많았지~ 싶다.
언제 무슨선물을 해 주었는지...
다아 기억할수는 없고.
아마도 생일이었지~ 싶다.
몇번을 꽃 선물을 받았는데.
내 요놈의 입 방정으로다 이젠 꽃선물은 받질 못한다.
처음~
장미꽃을 한다발 사왔을땐...너무 좋았다.
그리고 두번째~
안개꽃을 사왔을때도 기분...조금 좋았다.

마누라가 하도 좋아하니
이 남자 뻑~ 하면 꽃을사온다.
그러던 어느날...
" 이거...얼마줬어? "
꽃값도 만만치 안을거 같아 조심스레 물어보니.
" 으~응 한송이에 500원씩 줬어. "
뭐시라? 그럼 그동안의 꽃값이...
히익~
속이 에리다.
그돈이면... 소고기가 몇근에, 닭이 몇마리인데...
에구~ 저 화상...돈으로 차라리 주지~
혼자서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고만 듣고 말았나보다.
벌개진 얼굴로...
" 내 다신 꽃 사다주나 봐라~ "
그뒤로... 정말로 꽃 구경도 못해본다.

또, 무슨 날이었나?
퇴근해 들어오며 내미는 봉투안엔...
쐬주 작은거 한병!
순대 많이...
디스, 담배한보루~
" 야~ 이거... 당신이 세상에서 젤로 좋아하는거~ "
나, 그거받고...
아무에게도 말 못했다.
쪽 팔려서리~
무슨 선물이 이렇담?

결혼기념일이다.
" 뭐 해주래? "
" 우~웅. 책! "
" 제목이 뭔대? "
" 응, 아내! 작가이름이 김보정이래 "
" 알았어. 그거면 돼니? "
" 그거면 돼. 충분해. "
" 알았어. 사올께. 그리고 서운하다면 내모든거~ 오늘밤 당신에게
다아줄께 "

그렇게 얘기하고 일을 나간다고 나간 사람이...
얼마쯤 지나서 전화가 온다.
" 여보. 마누라 없대 "
" ????? "
" 책방에서 그러는데 마누라는 없대 "
아차!
기억력좋은 내 남편... 또 잊엊구나.
" 마누라가 아니고...책 제목이 아내여, 아내. "
한심한 아저씨.

아내라는 책을 1,2권 서점봉투에 담아와서는 내 앞에 내놓곤...
자기도 우스운지 마구 웃어댄다.
" 이야~ 책 제목이 생각이 안나더라 "
" 그래서? "
"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난거야. 마누라! 하고... "
" 아내나 마누라나 맞긴하네 그려~ "
" 그래 책방에 안갔겠냐?...가서 그랬지.
여기요~ 마누라 주세요 "
" 그랬더니? "
" 그런책은 없다며 날 보고 가라고 하더라야. "
푸히히히~
우리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마구마구 웃어제끼고는...
정말 남편의 말대로
결혼기념일 선물로 남편을 통째로 받았으니..
이만하면 꽤나 큰 선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