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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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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사랑한다!


BY 수호천사 2004-11-17

아이가 수능을 치고 그리 어둡지 않은 얼굴로 집으로 바로 왔다.

평소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은 아이라서

많이 떨진 않을거라고 나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솔직히 고사장 앞에서 기다리면 애가 더 부담된다고 하기에

언론에 보도되는 여느 어머님들처럼 학교앞에서 기다릴수도 없고

집에서도 의연해야만 했으니

바짝 바짝 입술이 마르고 가슴이 숯 검뎅이가 되는것 같아도 참아야 하느니.....

 

왼종일 시계만 보며 이젠 언어영역을 치고 있겠구나

다음은 수리 ....

또 점심은 제대로 먹었을까?

반찬은 평소에 아이가 좋아하는 참치김치볶음과 깻잎전.

 

 

17시06분에 시험을 끝내고 마중이라도 가서 두세달 전부터 거의 식사를 제대로 못해

살이 5kg이나 빠져버린 바짝 마른 아이의 등이라도

끌어 안으며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 수고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가채점까지 착실히 하고는

남편 나 큰아이 작은아이 시누이님까지모시고

집근처 돼지갈비로 저녁을 먹엇다.

 

이제 정확한 시험결과야  발표가 나봐야 알겠지만

아이가 시험결과를 초연히 받아 들이고

후회없다고 하니 어미된 심정은 참으로 모처럼 행복해진다.

설사 남들이 말하는 최고점이 아니면 어떠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니.

어미로서 해준것 보다는 아이에게 받은것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던 같다.

여러가지 집안 사정으로 유난히 전학도 많이 다녔는데도

친구들과 잘 사귀고 잘자라주었으니

오늘만큼은 행복하다는 사치한 감정을 조금은 가지고 싶다.

 

고맙다!! 사랑한다!!내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