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군것질 거리라곤 별난게 있었건디..
학교 앞 리어카에서 파는 불량식품의 원조격인
냉차에서 부터 변형되어 나온 삼각형 비닐봉지에
담긴 오렌지물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단물인줄 알고 자랐다.
칡뿌리도 잘라서 팔았는데 뻣뻣한 나무칡과
보드라운 가루칡-이건 우리가 붙인 이름인듯 하다.-도
질겅질겅 종일 입을 심심치 않게 하던 먹거리였고
신문이나 오래된 잡지를 삼각으로 접은 종이에
번데기 한 숟갈에 소금 술술 뿌려 담아주면
그것도 맛있었고,고둥 꼬랑지를 이로 뚝 잘라서
양 볼이 아프도록 쪽쪽 빨아 먹는 맛도 잊을 수 없는 맛 중에 하나다.
어제는 시장에 들렀다가 연근을 봤다.
아이가 코피를 쏟을 때 연근즙이 좋다고 해서
갈아 먹인 적이 있는데 역겹다고 설레 손을 저어서
나중엔 졸여서 반찬으로 먹였던 적 있었는데
근래 연근을 산 기억이 없다.
예전엔 연근도 학교 앞 리어카에서 삶아 판 적이 있다.
그때 연근 굵기는 내 팔뚝보다 더 굵었던 것 같다.
그걸 삶아서 칡처럼 잘라 팔았는데
삶은 연근은 보랏빛이 났던 것 같고
한 입 베어 물면 거미줄 같은 실이 뽑아져 나와 그것도 신기했었다.
연근 한 봉지를 사다가 껍질 벗겨 삶았다.
옛날 생각해서 두어 점 베어물어 보았건만
입맛도 연근맛도 옛맛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먹여 볼라니 첫 마디가 오~노~~
결국 동그랗게 저며서 그것도 졸임용으로 변해야 했다.
세월 흐른걸 알면서도
가끔 예와 지금을 줄 긋기 해 보는 것은
추억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싶지 않은 탓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