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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이런 민원 사례 어떻게 해결하실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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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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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법.


BY 모모짱 2004-10-24

언젠가 남편과 피자집에 간적이 있다.
옆좌석에 젊은 아빠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와서 친구처럼 대화를 나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남편은 말한다.
'나는 저 나이에 무얼했지? 나는 한번도 아들과 저런 시간을 가진 기억이
없는데...나는 왜 그렇게 바빴지?'
 
생각난다.
아이들이 어렸을때 혼자서 창경원이나 고궁을 아이들과 다니던 일...
왜 아이들의 아빠는 늘 주말이면 집에 들어 오지 않았을까...
우리 셋은 주말에 창경원을 많이도 다녔다.
도깨비굴에서 내가 가장 무서워 하던 일도 있었다.
아버지를 무서워 하는 아이들은 차라리 엄마하고만 다니는것을 더 좋아했다.
그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이조시대 아버지상이었다.
 
불황이라고 한다.
그래도 연휴가 되면 인천공항은 가족여행족이 붐빈다고 한다.
고급술집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세상이 그만큼 바뀌어가고 있다.
가족우선주의로 바뀌고 우리나라 아빠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지나간 세월을 후회하거나 반성하기는 쉽다.
그것은 잘못된 결과가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를 잘 살아내기는 어렵다.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정답인지 우왕좌왕한다.
우리는 지나간 일만 반성하고마는 어쩔수 없는 인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장인어른이라고 말하는 남편은
장인어른처럼 살지는 못한다.
당신 눈을 보면 장인어른의 눈을 보는것 같아 가끔 겁난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의 아버지의 눈은 선하다.
내 눈도 선한가 거울을 본다.
모르겠다.

선하게 살려는 노력은 세상을 살아가는데에 그리 필요하지 않았다.

짓밟힌 결과만 가져온것 같으다.

이제사 세상이 서서이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발육부진의 나를 본다.
 
어제는 관습법이라는 새로운 말을 종일 뉴스에서 들었다.
'일부다처제도 관습법아닌가...'
내 말에 남편은 그렇다고 말한다.
법을 모르니 그렇다면 그런줄 알아야지.
철학을 전공한 남편은 우리나라 법에 철학이 없다고 말한다.
나는 법도 모르고 철학도 모른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강화도령만큼 불쌍하다고 말하는 남편의 말이
납득은 되지 않았지만 그냥 듣고만 있었다.
아는채 했다간 공격을 받을테니까...
 
떠나간 큰아들이 그립고 자주오지 않는 작은 아들이 괘씸하면서도
그 원인을 알려고 하지 않는것만이 나는 안타까울뿐이다.
일부다처제가 관습법이고 우리나라는 관습법을 중요시 하는 나라라고
말하니까 오늘 나는 한수 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