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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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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스파게티.....욱 ~~~~~


BY 코코 2004-10-24

2004년 10월 24일 07:46:56

    "저 잠깐만요 "
    "저요 ? "
    키타를 들고 레코드판을 옆에끼고 힘들게 버스에 올랐는데
    좀 마른듯한 한남학생이 버스까지 따라와 말을 걸었다
    잠깐만 얘기를 하자는 말에 무엇에 이끌리듯 따라 내렸다.
    대뜸 우리친구하잔말에 몇살이냐고 묻고, 63년생이라는 말에
    난 그럼 동갑이니까 말트자고 야무지게 얘길 했다.
    잠시 침묵후 "그래요" 하는 그 남학생에게 난
    "그래요가 뭐니 ? 그래 해봐 " "후후".....
        *
        이렇게 우린 만났다 25년전에 일년동안의 달콤했던 연애.
        일년동안의 헤어짐... 그이가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강압(?)으로 어느날 아침 공항으로 납치 당했단다.
        작별인사도 못한채......
        몇달동안 연락도 없기에 난 잊으려고 무지 애를 썼었고
        음악속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매일 편지와 비싼 (지금은 무지 싸지만)
        국제전화를 일년동안 했지만 중간에 울아빠가 편지도 전해주지 않고
        전화가 오면 호통을 치시며 끊었다고 했다.
        *
        그렇게 일년의 헤어짐후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그이.
        깡말랐던 몸매가 일년사이에 아저씨몸매로 ㅎㅎㅎ
        얼굴은 눈이 부실정도로 하얗게 되어 있었다.
        날 데리고 폼잡고 싶어 최고 비싼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동안의 얘기를 나누고, 결혼하자는 고기집에서의 청혼 ㅋㅋㅋ
        난 거절을 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고....
        지금도 생각이 많이 바뀐건 아니지만.
        결혼을 한다면 언젠가 미워하는 마음도 생길거고
        나의 단점도 보여질거고, 현실속에서 부딪혀야 하는 문제들이
        싫어서 난 거절을 했다.
        정말로 사랑하기에 영원히 내가슴속에 좋은추억으로 남기고 싶다고
        그이는 왠 시 쓰고있냐고 화를 냈고, 다신 그런말 하지 말라는
        으름장에 난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
          그리고 양쪽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쓰고 난 그이에게 나의모든걸 걸었다.
          *
          그렇게 나의 신혼생활은 먼 미국땅에서 시작되었다.
          텅빈 방한칸짜리 아파트에서 우린 소꼽장난하듯이 그렇게 시작했는데
          문제는 식사 _. 한국에서 올때 요리책을 잔뜩 사오긴했지만 어떻게
          밥을 하는줄 몰랐길래 언니한테 배운 스파게티로 시작을 했다.
          맛있다고 먹는 신랑옆에서 자신감도 생기고 그렇게 6개월을
          스파게티로 버텼다. 6개월후 "스"자만 나와도 "욱~~~~" 하는
          신랑한테 미안해 메뉴를 바꾸었다 카레라이스로
          등산다니던 둘째언니가 하는걸 자주 봤기에...
          또다시 6개월 버티기 작전 ㅎㅎㅎ
          신혼이기에 먹기 싫어도 맛있다고 억지로 먹어준 울랑에게
          미안하고 고마움을 느낀다.
          *
          그후로 울랑 스파게티와 카레라이스는 한 10년이상 못 먹었다 ㅋㅋ
          요즘은 가끔 일년에 한번정도는 먹는편인데 맛있게 먹는것 같진않다
          난 매일 먹어도 무지 맛있는데 말이다.
          그렇게 몇년을 버티기작전을 하다 어느날 한국식품점이 있다는 소리에
          귀가번쩍 ~~ 한걸음에 달려갔다
          냉장고에 있는 김치를 보자마자 둘이 침을 꿀걱... 옆에서 들릴정도로
          그렇게 침을 꼴까닥 꼴까닥 넘겼다. 김치도 사고 반찬도 사고,
          전기밥솥도 사고... 집에와 푸짐하게 차려놓고 신나게 먹으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3층밥이 된것이다.
          울랑하는말 "재주도 좋다 전기밥솥으로도 3층밥을 만들다니 "...
          *
          그래도 신혼이였기에 무사히 (?) 넘어간것 같다
          그래도 그날 우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잘된밥으로 골라먹었으니까.
          그렇게 시작된 신혼생활
          *
          아무도 없는 이 넓은 세상에서 밤엔 엄마생각에 신랑모르게 눈물도
          많이 흘렸고 비행기를 보면 한국생각에 우울증도 잠시 걸렸었다
          하지만, 날 즐겁게 해주기위해 열심히 일한돈으로
          볼링장으로, 음악클럽으로 데리고 다니며 기분을 전환시켜 주려는
          울랑의 노력이 있었기에 난 , 잘 견딜수 있었던것 같다.
          *
          특별하게 시작된 신혼생활
          그 신혼생활이 23년이 흐른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것 같다.
          아직도 날 어리게 보니 말이다
          아마도 영원히 신혼에서 깨어나지 못할듯한데
          나만의 생각인지 __________.
          *
          오늘 저녁은 나랑, 울막내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맛있는 스파게티를 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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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혼 제 일탄 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