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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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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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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단상


BY 사랑하는 이 2004-10-23

안녕하세요...사랑하는이 입니다.

의지와 관계없이...오가는 사계의 변환은...

사람을 ...참 속절없게 합니다...

 

여름인가 싶으면 가을이고...

가을인가 싶으면 벌써 겨울이 성큼  눈 앞에 닿아있고...

준비못한 내 마음의 정리만 ...계절의 안착을 위해 이리저리 헤매입니다.

 

오늘...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아는 학부형님을 먼발치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옆에는 표정과 몸짓이 기이한 남자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짐작컨대...언젠가 말씀하신 자폐아 아들인가 싶었습니다.

 

기이한 표정으로 엄마손을 꼭 잡고 걷는 -그래서 유난히 아들손을 꼭 잡은 듯한 엄마의 손-

두 모자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지나온 세월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것만 같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5살이 되던해 자폐아 판정을 받고 다른가족들과의 격리를 위해( 아이가 형을 싫어한다는군요) 어쩔수 없이 홈스쿨을 택 할 수밖에 없었던...엄마의 멍에가 ....

오늘따라 참 크게 느껴지더군요...

 

아마도...토요일이라 오늘은 아들이 집으로 오는 날인가 봅니다.

홈스쿨로 돌아갈때면 안갈려고 떼를 써 힘이든다던 그녀의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와 닿습니다.

 

세상모든일이... 다 그렇듯이

경험을 통해 세상모든진리를 깨우쳐 봅니다.

자식을 낳기전에는 남의 아이가 그저 귀엽다라는 생각만 했지요...

 

결혼을 하고 내가 막상 출산이란걸 하고보니...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내 자식처럼 여겨지고 어여쁘게 느껴지는건...

엄마만이 가질수 있는 공감대이려니 생각합니다.

 

지금쯤...

먼 발치에서 나를 보고 조금은 당황해 하던 그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가슴이 아파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잠시...초등일학년인 딸아이에게 걸었던 세속적인 엄마의 욕심들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극성 엄마아니랄까봐 누가 뭐한다고 하면 나도 뭐해야지 우리딸도 뭐 시켜야지

의식없이 휘둘렸던...내 적지않은 욕심을 탄식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내딸...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 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이 이상 더 큰 축복이 어디 있을까 싶네요...

 

이 아침에는...

세상모든 엄마들이

자식에 대한 덧없는 욕심을 많이 버렸음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