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비닐봉지가 되고 싶다.
것두 속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검정 비닐봉지
나의 마음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수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쳐 본인이 찾지 못하게
꼬~~옥 숨기기도 하구
것두 싫증나면 어느 가난한 달동네 연탄 냄새나는 부얶에
오래 오래 걸려있다 버려져 버리면
바람따라 정처 없이 떠 돌다 찢기우고 더렵혀져서
재생 공장에 들어가 다시 새로운 검정 비닐로 태어나
이 세상 모든걸 다 담아보다 이내 누구 손엔가 찢기워
다시 재생 공장 들락 거리다 어느 순간에 땅속에 묻히면
오래 오래 질긴 생명력
자랑하다 누군가에 의해 다시 이 땅에 태어나는 비닐 봉지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