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의 잎이 앙상하다 못해 고즈녘 하다.
바람이라도 불라 치면 애잔하게 잎을 떨구어 낸다.
일 삼아 감나무의 감들을 몽땅 땄다.
큰 바구니로 한바구니!
알맞게 익은 모습이 참 곱다.
약도 안치고 거름도 못해 줬는데도 저혼자 비바람 맞아가며 실하게자랐다.
뒷마당에 몇안되는 무화과도 땄다.
신기해 하던 울방의 님들이 떠올라 혼자 웃어도 본다.
석류라던 마당님 ! 조약돌 언니, 따서 나누어 드린다는게
뭐가 그리 급했는지 나도 그만 잊어 버렸다.
식구가 많지않아 여기저기 보내 드리고 바구니에 남은 감을 보노라니 엄마 생각이 난다.
유난이도 감을 좋아 하셨던 엄마가..
이렇게 같이 마당에 앉아 감도따고 하늘을 바라보며 시름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이렇게 넉 놓고 바라보는 하늘에서 엄마도 날 내려다 보실까?..
나이 들면서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왜 살아 계실때 좀 더 못해 드렸을까....
감을 따다놓고 지나가 버린 세월에 시름을 맡긴다.
늙어 가는게지 그렇게들, 나이 먹어 가는게지 싶은데
가슴에 남아 있는 이 아쉬움은 뭐란 말인가?..
아직도 난 젊은줄 알고 자리를 양보 했더니 비슷한 나이 또래라서
내리는 사람 모앙 자리를 피했다는 조약돌 언니의 경험담이
해남 가는 가을날 참 쓸쓸도 했다.
나도 경험이 있기에...
소녀처럼 웃음도 많던 울방님들 !
그웃 음 소리 쟁쟁한데 이렇게 벌써 그리우니 참, 늙어 가나부다.
전생에 어디서 만나 무슨 인연 있었기에 이다지 많은 인연 쌓아 가는지.
전생에 자매들은 아니였는지.
살갑고 따뜻하던 모습들...
앙상한 감나무 그만 바라 봐야지
쓸쓸함에 그리움만 키우니...
감이 필요 하세요?
연락 주세요
보내 드릴께요
울방님이 먹고 싶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