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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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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보는 아름다운 사람들


BY 27kaksi 2004-10-15


아주 많이 나는, 꽃을 좋아한다.
어느꽃을 보던지 마음이 편하고 아름다워 진다.
그래서 가끔 사람들을 표현할 때는 꽃에 비유하곤 한다.
어머나! 저 사람은 어쩌면 그꽃과 같다! 뭐 이렇게.....

차를타고 지나다가도 시골집 뜨락에 조로롱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장독대 끝에 올망졸망 피어 있는 봉숭아나 다알리아, 땅에 바싹
붙은 채송화나, 호박잎과 같이 엉켜서 올라가며 피어있는
나팔꽃, 그리고 가을이면 국화도....

집안에 귀한 귀부인 처럼 잘룩한 허리의 분에 담긴 난 보다도,
값비싼 나무나 ,화분의 꽃보다도 길에서 혼자서 피어있는
들꽃은 더 앙징맞고 예쁘다.
보통 들꽃은 꽃이 작고 색도 연해서 참 사랑스럽다.
들꽃을 좋아하는 친구와 산을 오르다가 작은 꽃을 보면 영락없이
이름을 말했다.
나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틀린 이름을 말해줘도 모른다고 말하며
웃었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참 예쁜 이름도 많다.
생각 나는 이름 중에,
'물봉선,도있고 '꽃향유'도 있고, '산참나리'도 있고,'앵초'라는
꽃도 있고, '금강초롱'도 있었다.

가을을 창밖으로만 느끼는 오늘 같은 날은.
컴에 앉아 있기 보다는,
일상을 털고, 들꽃을 보러 가고 싶다.

우리아이들을 꽃에 비유 해본적이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난다

우리 큰딸은 장미를 닮았다.
화사하고 밝아서 눈에 띄이고,웃음이 환하고 아름답다.
얼굴 피부가 늘 생기에 차고 윤기가 흐른다.
누구나 좋아하고 인정해 주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시가 있음을
잘 모른다.
자신감에서 오는 딱부러진 말투나, 이성적인 행동으로 상대가
찔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장미처럼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는 꽃이 없는 것 처럼
그앤 늘 주위의 사랑으로, 행복하게 살아 가리라.
정열적이고 긍정적으로.....

우리 둘째 딸은 마가렛이나 수선화를 닮았다.
여리고 수줍어서 꺾일 듯이 불안 하기도 하지만 늘 맑고 조용해서
상대를 안정되고 포근하게 해준다.
조금은 약해보이고, 그늘도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은
여성스럽게 보여져서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 인지 이런저런 친구도 많다..
예전에 마가렛이 흐드러진 미리내 정원에 갔을때, 난 우리둘째를
꼭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하얀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우리 아이도 언제나 그렇게 아름답게 살기를 빌어본다.

우리 아들은 해바라기를 닮았다.
든든하고, 듬직하고, 말이 없고,침착하고...
그렇지만 해만을 바라보는 꽃처럼 한곳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유한 듯 하지만 고집이 세고, 자기 생각을 굽히질 않아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를 본다.
아직은 나이가어린 탓도 있지만, 앞으로 그애가 바라는 희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좀 넓고 편안해지기를 바라는데....
노란 꽃잎 속에 박힌 씨앗들이 그애의 많은 꿈과 같아서,
꼭 많은 열매를 맺도록 빌어 주고 싶다.
해바라기 처럼 웃으며 높이 우뚝 서주기를......

우리 남편은 소철을 닮았다.
언제부턴가 생각했던 것은 아니고 아이들을 꽃에 비유 하면서
그의 생각을 해보니 그냥 그런것 같다.
귀족적이고 넓고 크지만 잎이 뾰족한.....
안정감이 있어보이지만 어딘가 찬 느낌이 나는....
난 오래전에 소철을 좋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선물을
받았었는데, 너무 많이 자라서 거실을 한부분을 차지 할만큼
잎이 크게 자랐었다.
아이들이 아기 때라서 옆에 가면 잎에 찌를것 같아서 불안했다
그래서 없앴던 기억이 있다.
그는 내게 소철 같은 사람이다.
내게 안정감과 그리고 서늘함을 동시에 주는 사람....

여러가지 꽃들을 생각하며 지낸 아름다운 오후이다.

그럼 난 무슨 꽃을 닮은 여자일까?
큰애에게 물으니.
"글쎄?... 안개꽃?...." 한다.
둘째딸은,
"엄만 뿌리는 깊고,줄기는 약한 코스모스" 같댄다.
"그럼 살찐 코스모스겠네!" 하고 웃었다.

아무래도 난 아이들에게 연약해 보이는 엄마 인가보다.
나의 별명 만주 공주가 어디로 가겠는가!
이 힘든 세상에 연약한 코스모스 같은 중년 여자는 어찌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