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해가 흘러 세월이 변하고 옥이가 시집을 가고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되엇어도 옥인 이렇게 명절이 되 돌아오면 그 가난속에 음식과 옥이가 생각나 음식속에 옥이 눈물이 따뜻하게 전해져 옵니다
그 옛날 송편가루를 빻러 방앗간에 늘어선 뿔은 쌀들을 죽 늘어놓고 각자 그 쌀그릇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헤벌레 한 옷들을 가슴에 쓸어안고 두팔을 꽉 끼고 서로 가난한 명절에 더 설래임을 안고 넘어가는 햇살속에서도 웃음이 커지고 누가 더 많이 쌀가루를 빻나하는 눈 대중에 부자와 가난이 갈리고 말이 없으면 가난하고 또 목소리가 작으면 가난한거고 한편 음식을 조금 하면 할말이 없던 시대...............
그 시대속에서 옥이는 그 대열속에서 작은 그릇을 발로 차례를 기다리면서 앞 사람이 가고나면 그 그릇을 툭~차서 앞으로 밀고 키 작은 옥이는 아무말없이 순서를 기다립니다
다 떨어진 옷을입고 순서를 기다리는 옥이
"아고 ~얘 저기 내가 아들이 온다고 그래서 그러는데 내가 먼저 쌀을 빻가면 안될까 응? 서울서 온다고 그래서 미안하다"
그 아줌마는 옥이 대답을 애초에 필요가 없는듯 당연히 말을 햇으니 먼저 해가면 된다는 당당함에 옥이는 아무말없이 싫은 내색이 보일까 고개만 숙이고 앞 발가락이 보이는 운동화를 갠시리 방앗간 기계에다 처 박아본다
아무도 본채도 옥이 기분이 어떤지 염두하지 않는다
해는 저물어 캄캄한데 옥이는 그렇게 몇번을 뒤처지고 마집못해 방앗간 아저씨가 주위 사람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옥이 쌀을 덜렁 들어 기계속에 쏟아붓는다 금방 쌀이 그 기계속에 떨어져 내리고 하얀 가루가 부르르 스르륵 떨어져 그릇에 하얗게 쌓인다
옥이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저렇게 쉽고 빨리 되는걸 어른들은 왜 먼저 해가려고 그럴까?")
옥이는 혼자 생각에 어른들이 한심해 보인다
그렇게 옥이 쪽에서 보면 항상 이해 못하는게 어른쪽이엇다
머리에 이고 옥이는 떨어진 옷에 구멍에서 바람이 찬걸 느낀다
한 손으로 머리 위 쌀가루 그릇을 잡고 한 손으론 그 떨어진 옷을 여민다
바람은 여전히 여민 옥이옷을 헤집고 더 차갑게 들어온다
"아니 이제 오니 ? 머 하느라 이제 오는게야 사람이 많드나? 방앗간 사람들이 많이 늘어 섯드나? 이제 오게?"
"응..........."
옥이는 짧게 대답을 하고 마루에다 내려 놓는다
엄마가 신문지를 걷어본다
'아고 이쁘다 아직도 따뜻하네 얼른 물 끓여라 송편은 입 반죽을 해야지 안그럼 다 깨지고 터져서 보기싫고 맛도 없다"
엄마는 하지도 않으면서 옥이 손 놀림에 재촉이 심하다
저녁도 먹지않고 갔다 왔는데 옥이는 그냥 부엌으로 가서 연탄불에 주전자를 얹는다
불그멍을 빼놓고
부뚜막에 남은 그릇들 .... 여기저기 흘린 반찬국물 ,물방울 연탄찝게 설거지 물 등등 .....
저녁을 해서 방에 들여보내고 그냥 갓다온 옥이는 그 부뚜막이나 치우고 갈걸 하는생각에 치우려니 배도 고프고 화도 난다
아까 그아줌마들이 먼저 해가지 않앗으면 벌써 먹고 치웟을 저녁 설거지
하지만 옥이는 혼자만의 화를 참아내는데 이골이 나 잇다
봉당에 서서 옥이는 송편반죽을 한다
엄만 마루에 앉아 보고 동생들은 엄마뒤로 서있고 옆에 앉아 서 옥이가 하는 반죽을 보면서 "언니 이거 내가 해볼께 응? "으그 넌 안돼 나두 안되는데 니가 되겠냐 ?그치 언니?"
"아고 시끄럽다 얘들이 왜 그래 저녁 다 먹엇으면 상이나 갓다 치워라 얼른 언닌 바쁘니까 얼른 머해?"
엄마가 소리를 지른다
반죽속에 항상 엄마 소리가 들어간다
착착 덩어리가 차져지고 콩이며 밤 그리고 팥앙금, 숟가락 쟁반이 준비되고 방에 들어가 흐맅한 전깃불 아래 동생들과 엄마 그리고 옥이가 빙 둘러앉아 크고 작게 밤 송편 콩 송편 팥 송편들이 즐비하게 쟁반에 채워지면 옥이는 얼른 일어나 연탄불에 떡을 찔 준비를 하고 설거지를 마무리 한다
벌써 저녁달을 마당 한 가운데 와 옥이들을 비추는데 옥이나 달이나 아무말이 없다
처다보지도 않는 옥이가 서운한지 달은 항상 옥이등을 쫒아가면서 비춘다
혼자 잘 처다보던 달을 옥이가 처다보지도 않는다
마당으로 마루로 부엌으로 뒤란으로 뛰어다니면서 옥이가 부산하다
달은 점점 커져 이내 기울어지는데 옥이는 그래도 바쁘다
나물에 물김치에 반찬에 옥이는 정신없이 바쁘다
동생들은 잠이 들고 엄마와 옥이 둘뿐이다
"엄마 힘들다 벌써 달이 저만큼이나 떠올랏네 난 보지도 못햇는데 ........"
"그러게 올해 달도 둥글다 낼은 다들 좋겟다 먹을게 많아서 할게 많니? 어여 하고 너두 자라 하루 힘들엇지? 내가 못하니까 니가 힘들구나"
엄마의 조용한 말에 옥이가 눈물이 핑~돈다
'아냐 엄마 병 안낫어도 내가 이렇게 컷는데 내가 안하겟어 ? 그런 소리 하지마 "
옥이와 엄마가 오랫만에 조용하게 서로를 알아본다
다 저 둥근 달덕이다 추석은 정말 좋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