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였나 보다.
중학교 졸업한 이후로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친구가 서울에 온다고
평소에 연락을 하고 지내는 남자 동창에게서 오늘 서울에 올수 있냐구
인천에서 서울을 갈려면 1시간은 걸리는데...
하면서 망설였다.
생각을 해보고 연락을 해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나니
아 중학교 졸업한지가 벌써 30년이 지났으니
길에서나 어디서 만나도 얼굴이라도 알아볼수 있을려나
시골에서 초중고까지 같이 다닌 친구들이 많지만
그 친구는 초등학교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중학 졸업후
소식을 모르던 친구라
궁금하기도 해서 전화온 친구한데 간다고 전화를 다시 하고
오랫만에 서울로 갔다.
여의도에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벌써 남자 동창들 여럿과
그리고 그 친구가 같이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평소에 동창회나 모임에 거의 참석을 하지 않으니
학교 졸업 후 거의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 생소한듯
반겨주었다.
니가 순애 맞니?
참 세월이 이리도 많이 지나다니
이마가 벗겨진 친구 40대 초반의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모여
모두다 어릴적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음식점이 시끄러울 정도
친구 영숙이와 난 서로 알아볼 수 있을것 같았다.
세월의 흐름이 이렇게 덧없음이
친구와 나는 서로 안부를 물으며
난 평범하게 아이들 키우며, 직장생활하며 살아왔다고
하니,
친구는 한번의 이혼으로 많은 상처를 받고 지금은
재혼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구
당연히 우린 시골중학교 얘기가 화제였다.
처음 개교한 중학교에 우리가 처음 졸업생이니
학교는 겨우 1학년만 공부할 수 있도록 지어진 건물에
학교 운동장은 왜 그리 넓던지 여름방학에 당번으로
학교 운동장 잡초 제거하기가 제일 싫었던 얘기
그리고 중학교 3학년때 담임이셨던 선생님얘기에
우리 중3때 담임 만나고 싶다고 내가 얘길 했더니
친구는 지금 연락처를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는 그때 얘기를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이듬해 아버지가 재혼하셔서
많은 반항과 방황을 하던 친구에게 중3 담임이셨던 그 여선생님은
영숙이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푸셨다고
우린 졸업할때 졸업생의 반정도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런데 영숙이가 고등학교에 가지 않아 조금은 의아해했다.
왜냐하면 그래도 그당시 영숙이의 아버지는 면사무소에 근무하시며
또한 면소재지에서 충분히 고등학교에 간다고 믿었는데
근데 부모님의 반대로 고등학교 진학을 할수 없었음에
선생님은 안타까워하시며 입학금을 아무도 몰래 영숙이에게
전해주며 입학을 하고 등록을 하면
부모님이 보내주실거라구
근데 선생님의 뜻에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음을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