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식탁에서 어찌나 웃었던지요
외손녀 별이는 이제 27개월 된 여아인데 덩치가 큽니다.
보통 다섯살짜리 옷을 입습니다.
아빠가 187cm 거구에 몸무게도 만만치 않은 뼈대인데
아빠의 골격을 이어받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잘 먹습니다.
외손녀만 보면 큰 덩치에 흐뭇함을 느끼곤 합니다.
딸의 말에 자기 남편이 어렸을때 무척 착했다는 말을
시댁에서 전해 들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순간 남편이 사위랑 외손녀를 칭찬하고 싶었나봅니다.
"성품이 착한 아이들이 먹기도 잘한단 말이야"
"잘 먹는 애들이 키도 크자나! 봐!" 라고 말했습니다.
잠시후에 침묵이 흘렀습니다.
바로 그 앞에 잘 먹지도 않고 키도 작은 나와 딸이
서로 눈길을 부딛치면서...싱긋 웃었습니다.
"듣자하니 그 말이 좀 그렇네요" 했더니...
"오! 그랬나?" 하면서 남편이 난색입니다.
저녁식탁은 금방 박장대소!
웃느라 밥을 못 먹을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말 잘하기도 힘듭니다.
다만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 이야기의 결과가
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 잘 하기도 힘들지만 먼저 듣는 귀가 복을 받아야 합니다.
어떤 말이던 말의 중심을 이해하며 들어야합니다.
말꼬리를 잡던지 말을 뒤집어서 오해를 하는 일은
옹졸하고 못난 일입니다.
유쾌하게 웃고나니 밥도 맛이 있고
키도 작고 밥도 제대로 잘 못 먹는 두 여자는
성질 더럽고 착하지도 않은 이상한 사람으로 전락했지만
모두모두 즐겁게 웃었던 것은
남편의 마음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잘 자라주는 외손녀와 자랑스런 사위를
칭찬하고 싶었던 것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