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이 28살 때 남편을 처음 만났었죠?
지금은 28살이라는 나이가 별로 많은 나이가 아니라 하지만 10년전만 해도 노처녀라고 불리우던 그런 시절 이였죠?
회사에서 일찍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할머니를 비롯한 아버지 엄마까지 은근히 눈치를 주면서
" 야야! 니는 어디가 모지라는거 아니가? 니보다 훨씬 못나도 다들 애인을 잘도 만들어 집으로 떡하니 인사를 시키러 오더구만 니는 갸들보다 어디가 모지라서 애인도 하나 못 만드노?"
" 젊디 젊은 가쓰나가 그토록 갈데가 없나 회사 마치면 무슨 땡순이도 아니고 쪼로록 집으로 들어와서 틀어박혀 있으니 참말로 답답하데이?"
" 너그동생은 저그 애인집에서 빨리 결혼 하자고 서두르는데 우리집에서는 언니먼저 절대로 동생을 결혼 시킬수 없다 했다 아이가 우야면 좋노?"
그랬습니다. 어른들께서는 서른이 다되가는 제가 남자도 안사귀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답답하고 그리고 그당시 4살 아래인 동생은 벌써 애인을 사겨서 구쪽 집안에서 결혼을 재촉하는 모양이였습니다.
그래도 결혼할 생각이 없던 저는 매번 맞선을 봐도 두 번 이상을 만나지를 않았더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집에 일찍 들어가면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회사를 마치고 조그마한 악세사리 가게를 하는 친구를 찾아가는 길이였습니다.
친구이 가게는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만 가면 되는 곳에 있었습니다.
그 많던 친구중에 유일하게 결혼을 안하고 있던 친구라 그친구에게 가면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암튼 마음이 통하는 친구였었죠?
그날따라 버스엔 자리가 없어서 저는 서서 가게 되었습니다.
친구 가게에 다왔을 무렵 제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입을 쩍 벌리며 하품을 하지 뭡니까?
그순간 나도 모르게 그남자의 입속에 제손가락을 쑤욱 넣고야 말았습니다.
깜짝 놀란 그남자는 입을 꽉 다물어 버렸고 제손에는 그사람의 앞니자국이 선명하게 났습니다.
저의 못된 손버릇이 발동한 것이지요?
그시절 저에겐 누가 하품을 하면 손가락을 입에 쏙쏙 넣는 버릇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모르는 낯선사람에게 손가락을 넣다니...
깨물린 손가락이 아픈건 둘째치고 얼마니 창피한지 얼른 그사람에게
"어머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만 연신하면서 그 버스에서 얼른 내렸습니다.
다행히도 친구의 가게가 그리 멀지 않는곳에 내렸기 때문에 걸어 갈기로 했죠?
그런데 한참을 걸어 가는데 왠지모르게 제 뒷통수가 근질 거리지 뭡니까?
누군가에게 미행당하는 그런 느낌 있죠 그런 느낌이 확 들더라구요?
그래서 뒤돌아 보니 아니 세상에 아까전 버스에서 제가 손가락을 넣었던 그남자가 따라 오는게 아닙니까?
저는 속으로 이남자가 정말 입에 손가락 좀 넣었다고 여기까지 따라오는건 뭐야? 하면서 뒤를 확돌아 보면서
" 아저씨 제가 그만큼 죄송하다고 했으면 됬지 왜 자꾸만 따라오는거에요?"
제말에 그남자는 눈을 뚱그렇게 뜨더니
" 이봐요" 아가씨 내가 아가씨를 뭐할라꼬 따라 가겠어요? 내가 그렇게 할짓 없는 놈으로 보이오?"
" 그라고? 이길이 아가씨 혼자 다니는 길이오?나도 이길에 볼일이 있단 말이오?그리고 나는 아저씨가 아니 총각이란 말이오?"
" 아가씨 보고 누가 아줌마라고 하면 기분 좋겠소?"
그랬습니다 그남자도 그길에 볼일이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제가 착각한 한 것이지요?
그사람과 내가 길거리에서 옥신각신 실랑이를 하고 있을때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 힐끔 쳐다보고 왠 싸움이라도 난줄 알고 구경 하는 사람이 하나들씩 모이더군요?
얼마나 황당한지 얼른 그 자리를 피해서 친구의 가게로 갔었지요?
친구의 가게에서 한참 수다를 떨다가 배가 슬슬 고파지더군요?
친구가 삼계탕을 사주겠다고 하더군요?
친구 가게 근처에는 친구가 단골로 가던 삼계탕 집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몇번 간적이 있고 주인 부부와도 잘 아는 그런 곳이였죠.
삼계탕을 시켜 먹다가 깍두기가 모잘라 깎두기를 더 시켰죠?
"아줌마 여기 깍두기 더주세요?"
" 네 깍두기 갑니다."
그런데 그목소리는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아니겠어요?
설마 설마 하면서 깍두기 들고 오는 사람을 봤어요?
아니 그사람은 바로 조금전에 만낫던 하품하던 남자가 아니겠어요?
우연치고는 너무 자주 부딧히는 그남자...
저는 당황한 얼굴로
"어머 아저씨 여긴 왠일이래요?"
그랬더니
" 앗따 !!!그러는 아가씨는 여긴 어쩐일이래요?
" 식당에 밥먹으러 왔지 뭐하러 오겠어요?"
"아! 그래요? 밥이나 얼른 잡수셔 내가 여기서 뭘 하든 신경끄고?"
조금전 길거리에서 제가 그 사람을 치한으로 생각하고 말실수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사람의 말에는 왠지 가시가 있는것 같더라구요?"
우리의 대화를 한참 듣던 주인 아주머니께서 나오셔서 자기 시동생인데 잠깐 놀러 왔다가 가게일 도와주는거라 하더군요?
이사람과 정말 인연인지 악연인지는 몰라도 그 주인 아주머니께서 친구와 삼계탕을 먹으로 가면 저에게 자기 시동생과 맞선 한번 보라고 늘 저에게 말씀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시동생이 하품하던 남자고 그남자 입에 제가 손가락을 넣엇다니...
그날 있었던 자초지종을 다 들은 친구와 아줌마는 박장대소를하면서 정말 인연이니 잘 사귀어 보라는 것이였어요?
자세히 보니 그렇게 못생긴 얼굴도 아니고 제가 실수를 했는데도 크게 화내지 않는걸 보니 성격도 그런데로 너그러울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저는 그전보다 친구가게에 자주 놀러 가게 되었고 그남자도 그 삼계탕 집에 자주 나타나더군요.
그렇게 삼계탕도 공짜로 몇번씩 얻으먹으면서 데이트 비스무리 한거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퇴근시간 무렵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었어요?
심각한 목소리로 긴히 할 예기가 잇으니 무슨 무슨 까페로 오라는 것이였어요?
저는 속으로 이젠 그사람이 나와 그만 만나자고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겉으론 톡톡 튕겼지만 사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그사람이 좋아졌었거든요
떨리는 가슴을 안고 까페에 들어서니 그사람이 칵테일을 한잔시켜놓고 떨리는 목소리로
'저 올해 안에 장가 가고 싶습니다.저와 올해 안에 결혼 하고 싶으면 더 만나고 민약에 결혼이 하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만나지 맙시다?"
그말은 그남자가 바로 저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말이였어요.
너무나 멋진 프로포즈를 받고 싶었던 저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말이였지만 그래도 저는 좋았습니다.
아!!! 나도 이제 드디어 시집을 가는구나.....하면서 속으로는 쾌재를 불러 일으켰죠?
그러나 내 자존심에 얼른 그러마고 대답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만 기다려 달라고 햇습니다. 일주일만 만나지 말고 생각 좀 해봐야겠다구요.
드디어 일주일후 그동안 잠을 제대로 못잤는지 그사람이 조금 야윈 모습으로 그 까페에 나와 있더군요.
저는 그사람 앞으로 다가가서
" 있지예? 우리집에는 언제 인사갈랍니꺼?"
그 소리를 들은 그남자 갑자기 환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 예~에 오늘 갈까예?"
하이고 성질도 엄청 급한 그남자 도데체 그동안 장가 가고 싶어서 어째 살았단 말입니까?
그로 다시 일주일후 우리는 양쪽 집안에 인사를 올리고 그해 겨울 12월 19일에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그사람과 만난지 딱 6개월 만 이였어요?
그리고 오늘날까지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답니다.
지금도 가끔 남편이 저를 밖에서 만나자고 할 때마다 하는말이
"니 또 오다가 아무 입에다 손가락 쑥쑥 넣지마래이?"
" 뭐! 뭐라꼬 하이고 내가 손가락 한번 잘못 넣어서 당신 같은 사람 만나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내가 미쳤다고 남의 입에 또 손가락을 넣겠나. 응"?
이세상 모든 부부들의 만남이 다 특별하겠지만 우리 부부보다 엽기 적인 만남이 또 있을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 손가락 넣던 버릇을 저는 고쳤는데 아! 글쎄 유치원 다니는 우리 딸아이가 남이 하품을 하면 손가락을 갔다 놓치 뭡니까?
옛말에 모전 여전이라고 했나요?
닮을껄 닮아야지 손가락 놓는 버릇까지 쏙 빼닮은 우리딸 혹시나 나중에 처녀가 되어서 저처럼 모르는 남자입에 손가락 쑥 놓어 버리면 어찌지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