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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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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벗겨지지 않은 콩깍지!


BY 박명신 2004-09-25

17년전의 일입니다.
퇴근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친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누군가 등 뒤에서 제 어깨를 톡톡 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친구인줄 알고 얼른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순간 제 눈에선 스파크가 팍팍 튀었고 가슴은 콩닥콩닥 요동을 치고 머리 속은 아무생각 없이 하애졌습니다.
제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이 서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서글서글한 커다란 눈과 숱덩이처럼 진한 눈썹 그리고 오똑한 코를 가진 멋진 남자는 자신은 저와 같은 회사에 다닌다며 저를 통근버스에서 여러번 보았노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남자도 친구와 약속이 펑크가 났다며 시간 있으면 커피나 한잔하자고 했습니다.
요럴때는 당연히 여자가 한두번쯤 튕겨줘야 정상인데 저는 마법에라도 걸린 듯 "네~~"라고 대답하고 말았답니다.
다른때는 친구들에게서 튕겨도 너무 튕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한번 튕겨보지도 못하고 그 사람의 뒤를 따라 커피샾으로 향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는 저도 스스로 놀랐답니다.
그 사람에게 첫눈에 반해버린것이었습니다.
어색하게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그 사람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눈을 지그시 내리고 커피를 마시는데 그 모습은 또 얼마나 멋지던지...
게다가 목소리까지 환상이었습니다.
그날을 첫만남으로 우리의 만남은 이년간 계속 되었습니다.
그사이 안좋은 일도 있었고 헤어질 뻔한 일도 있었지만 신나고의 예쁘니까 다 용서가 된다는 노랫말처럼 저도 그 사람이 멋있으니까 다 용서가 되더군요.
이렇게 씌어진 콩깍지로 인해 2년후 결혼을 하게되었고 그 멋진 남자는 남편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남편때문에 화가나고 미울때도 많았지만 남편을 꼭 빼어닮은 아들아이와 예쁜 딸아이를 보면 다 용서가 된답니다.
제 눈에 씌어진 콩깍지는 슈퍼 울트라 캡 짱 콩깍지라도 되는가 봅니다.^^